
현역시대에는 [금발의 천사(블론드 엔젠)]이라는 별명을 가졌던 슈스터 감독.
하노버는 내세울 만한 실적도 네임 밸류도 없는 평범한 팀이다. 프로팀 대 고등학교팀의 시합같은 매치지만 카시아스, 칸나바로, 디아라, 라울 등 스타 선수가 출장한 프로팀 레알 마드리드는 고등학교팀인 하노버에게 0-3으로 완패. 레알 선수들은 깜짝 놀랐을까? 그렇지는 않다. 기껏해야 자선시합 같은 거니까.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의 프런트는 미소를 감추지 못한다.
우선 여름이 그리 덥지 않은 독일은 고온다습한 아시아에서 하는 것 보다 훨씬 선수의 컨디션 유지에 효과가 있던 것.
그리고 돈.
하노버는 레알 마드리드측에 "항공요금과 호텔비 2박(泊)분(Arabella sheraton)을 부담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이 경비만 17만 유로(약 2억1559만원)이다. 그리고 중요한 초대비용은 100만 유로(약 12억6820만원). 열 몇 시간을 들여 축구 개발도상국에 가서, 시차로 고생하는 것 보다 훨씬 편한 장사다. 하노버가 돈을 낸 것은 이것 외에도 운영과 경비비 등으로 15만 유로(약 1억 9천23만원). 이것저것 다 합치면 비용은 120만 유로(약 15억2184만원)을 가볍게 넘겼다. 필시 대적자??.... 그럴리 없지.
관중석은 가득 찼고 VIP석에는 특별요금을 설정했으며 임시 스폰서도 잡거나 해외 방영권을 팔거나 해서 세금을 제한 순 이익금 15만 유로(약 1억9023만원)을 확보한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가 왔다는 것만으로, 하노버는 굉장히 들떠있었다.
어쨌든 독일에서(도)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만은 격이 다른 취급을 받는다. 평소 "녀석들은 우리들을 이길 수가 없다니까"라며 에스파냐 대표팀을 상대도 안 된다는 듯이 언급하는 애국적 우파 미디어들이지만, 상대가 클럽 팀이 되자마자 목소리가 작아져 "그 레알 마드리드(바르셀로나)가 온다. 그 스타 선수가!!"하고, 마치 아이들처럼 날뛴다.
재작년 챔피언스 리그에서 바르셀로나와 시합한 브레멘에서는 호나우지뉴의 유니폼을 갖고 싶은 마음에 발데스는 시합 전에, 나우도(Naldo)는 하프 타임에, 오보모옐라(Owomoyela)는 시합 후에 상대 팀 벤치에 직접 부탁하러 간 것이다. 이래서는 마치 오빠부대가 아닌가.
특히나 이번에 레알 마드리드가 주목받은 것은 베른트 슈스터 신 감독의 존재가 크다.
독일은 80년 유럽 선수권에서 우승했는데, 이는 슈스터의 힘이 없었으면 이룰 수 없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의 미래를 누구나 기대했지만 대회가 끝난 직후 소속하고 있던 1FC 쾰른 관계자가 그의 연상의 부인을 계속 모욕했기에 모국에서의 생활에 염증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20살의 어린 나이에 바르셀로나로 도망치듯이 이적. 그 후에는 레알 마드리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옮겨 다녔고 현역 은퇴 후에도 에스파냐 축구와 관계를 계속 맺었다. 그러는 동안 슈스터는 독일과의 관계를 끊어 버렸다. 21살이면서 더 이상 대표팀에 "흥미가 없다"고 은퇴를 결정해 버린 것은 두고두고 아쉬울 따름이다.
그런 것도 있어 그 스타 군단이 하노버에 왔어도, 미디어의 관심은 선수보다도 오히려 슈스터 쪽에 집중되었다. 매스컴은 "바이에른 뮌헨 감독 취임 소식은 정말이었습니까?", "첼시의 발락과 로번은 레알로 이적하는 것입니까?" 하고 계속해서 질문을 던졌다.
30년 가까이 이 바닥에서 밥을 먹고 있는 슈스터는 익숙한지 적당히 둘러댔지만 필자가 알고 있는 베테랑 독일 기자는, "그가 좀 더 위트라던가 조크를 할 수 있다면, 이 나라에서 굉장히 인기를 끌텐데" 하고 슈스터의 차가운 반응을 보고 빈정댔다.
"예를 들면?"
하고 필자가 되묻자, 그의 대답은 이러한 것이었다.
"하노버의 명물이 뭔지 알지? 도시의 관광명소를 찾기 편하게 하기 위해서, 땅바닥에 그려진 [길 안내하는 붉은 선]이잖아. 나라면 반드시 ‘이거건 저거건 모든 것은 [붉은 실]로 이어져 있죠’라고 말해서 매스컴을 내 편으로 만들어버렸을 텐데(웃음)”
그러고 보니, 슈스터와 루메니게 바이에른 뮌헨 회장은 80년 유럽 선수권의 팀동료, 슈스터와 헤네스 뮌헨 GM은 같은 아우그스부르크 출신, 거기에 슈스터에게 대표팀 복귀를 종용한 베켄바우어. 그리고 미하엘 발락의 전 소속팀은.... 슈스터와 바이에른 뮌헨를 연결시키는 요소는 얼마든지 있다.
이야말로 [붉은 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붉은 실]이라는 것이 연예 소설에서나 통용되는 것일 것이다.
모국과 싸우고 헤어진 듯한 슈스터에게 그러한 로맨틱한 테마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만.
'일본웹번역 > 축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리틀 라베시 - 대활약의 예감 (0) | 2007.09.23 |
---|---|
독일대표팀에 황금시대가 찾아왔다(왔나?) (2) | 2007.09.16 |
다비드 알벨다 - 새로운 시즌에 대해서 말하다 (0) | 2007.08.14 |
창백한 테크니션 -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3) | 2007.08.01 |
한일전 후 오심 일본 감독 인터뷰 (0) | 2007.07.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