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number.goo.ne.jp/soccer/world/real_madrid/20060308.html

저자 : 키무라 히로츠구


 "마드리드는 변화가 필요하다. 지금이 회장을 그만두기에는 최적이라고 판단한다."


 2월 27일 밤. 후로렌티노가 이 말을 꺼낸 순간, 갈락티코는 과거의 것이 되었다. 이것으로 정말 끝난 것이다.

 베컴의 획득과 아시아 투어에서 이루어진 과도한 상업주의, 공수 밸런스를 무시한 보강방침 '지단들과 파본들(공격진에 슈퍼스타를 획득하고, 수비진을 토박이 젊은 선수들로 메움)', 자질을 무시했던 베컴의 볼란치기용, 제멋대로 퇴장과 무기력 플레이로 5연패....여기까지가 갈락티코 1년째.


 오웬을 획득하는 갈락티코적 발상, '선수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니까'라는 이유로 카마초 전격퇴임, 포워드 5명을 동시에 플레이시킨 가르시아 레몬의 폭거, 엄격한 룩셈부르구의 습격, 반칙 증가로 싸우는 집단이라는 증명, 인기가 여전히 낮은 호나우두....여기까지가 갈락티코 2년째.


 그리고 3년째인 이번 시즌은 수비진의 보강으로 공수 밸런스의 개선, 기괴한 마법진으로 룩셈부르구의 자신만만함, 베컴님의 대활약, 바퀴벌레 포즈의 골 세레모니, 바르셀로나에게 박수를 보내며 배움, 룩셈부르구 결국 해임, 브라질 군단의 활약이 줄어들며, 문제아를 획득, 로페스 카로의 효과가 나오기 시작하자마자 사라고사에 대패, 호아니토의 혼으로 단결한 직후에 붕괴....


 업다운을 오고가는 갈락티코의 2년반이었다. 안정된 성적을 남긴 것은 케이로스 시대의 2월까지로 룩셈부르고 시대인 2005년 1월부터 5월(2월 중순부터 3월 중순을 제외)정도밖에 없다. 특히 최근 레알 마드리드는 전혀 예측불가능하다. 강한지 약한지는 시합이 시작되지 않으면 확실히 알 수 없다.


 이런 불안정함의 수수께끼를 푸는 힌트가 후로렌티노의 사임회견에 숨겨져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실수나 잘못을 공적인 자리에서 절대 인정하지 않던 남자가 처음으로 반성을 담아 이야기한 것이 정말로 진실하게 들렸다. 특히 주목받은 것은 우쭐대는 선수들이 있어 팀 분열을 초래한다는 것을 확실히 인정한 점이다.


 '어떤 선수들은 착각하고 있다', '세르히오 라모스의 발언은 이치에 맞다'(2월 27일 마요르카전에서 라울, 엘게라, 미셀이 라모스의 골을 떨떠름한 태도를 취한 것), '착각을 하지 못하게 하기는커녕 반대로 응석을 받아들이는 꼴이 되었다', '마요르카의 선수들처럼 골을 축하해주길 바란다'(팀이 하나가 되어 기뻐하는 것). 그 후에 인터뷰에서는 '선수들은 너무 이기다 보는 긴장이 풀려 집중하고 있지 않았다'고 보충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의 라커룸은 “세계에서 가장 제어하기 어렵다”라는 소문이 항상 있었다.

 규율과 프로의식이 결여된 선수들 - 카마초 사임의 원인이 된 호베르투 카를로스, 지단, 피구와의 대립, 가십잡지를 화려하게 장식한 계속된 밤의 유흥, 아스날과의 대전 직전에 팬들에게 사랑받지 못함을 한탄한 호나우두.... 호나우두와 라울의 불화를 정점으로 하는 단결력의 부재 - 브라질 군단끼리 골세레머니를 하는 바퀴벌레 포즈, 라울이 '팀보다도 자신만을 생각한다'는 호나우두의 비판, 세르히오 라모스의 후보진 비판, '그의 발언은 우리들의 관계를 악화시켰을 뿐이다'고 라울에게 반사를 한 호나우두....


 마요르카전에서 세르지오 라모스의 골에 대한 반응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지만 그것이 불행히도 카메라에 잡혀 최근 호나우두, 라울의 발언과 겹쳐서 팀의 참상을 누구의 눈에도 알 수 있게 되어버렸다.


 마음이 부서진 팀은 역경을 디뎌낼 힘이 없다.

 일이 잘 풀릴 때는 누구나 기분 좋게 플레이하고 넘쳐나는 재능을 발휘하지만 한 번 잘못되기 시작하면 마이너스 무드가 퍼져 팀이 분열되며 브레이크가 들지 않는다. 이것은 감독이라면 누구나가 경험했을 일이 아닐까?


 최악인 것은 책임 회피, 무관심의 싸늘한 분위기가 생기는 것이다. 불화로 말싸움 하는 것은 그래도 나은 것이다. 싸움을 하는 것은 승리에 대한 열망이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그것조차 넘어서 '나 때문이 아냐', '나하고는 관계없어'라는 감정이 조금이라도 생기면 플레이에도 악영향을 끼쳐 달릴 때 달리지 못하고, 부딪혀야 할 때 부딪히지 못하며 발을 내 밀어야 할 때 내밀지 못하고, 점프해야 할 때 하지 못하고…….


 리드 당하고 나쁜 날씨에서 뛰어야 하고 체력도 떨어졌다 - 이러한 역경에서는 ['나'만을 위해]서는 힘 낼 수 없다.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것이라면 부상을 당하지 않게 '비켜야지'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판단이 생기기 때문이다. '자신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주변이 어떻든 최선을 다한다'라는 생각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축구는 집단 스포츠로, 팀 동료의 협력 없이 자신만 능력을 발휘하는 것은 어렵다. 아무리 포워드가 열심히 해도 패스가 오지 않으면 거기까지인 것이다. 그러는 동안에 포기하고 '뭐 어떻게 되든 좋아, 나 때문은 아니니까'가 된다. 무기력, 무관심은 이렇게 전염된다.


 마음이 제각각인 현재의 레알 마드리드는 시합 전까지 완전한 '싸우는 집단'이 되질 못한다. 선제골(시합 개시 직후면 더 좋다)과 팬의 성원을 받으면 선수들이 단결하여 전투태세가 된다. 코파 델 레이에서 사라고사와의 제 1전은 대패, 제 2전의 대승은 기분에 따라서 최약으로도 최강으로도 될 수 있는 현재의 팀 상태를 상징하는 듯한 게임이었다. '상태가 좋으면 손을 쓸 수가 없다'는 것은 '상태가 나쁘면 별 볼일 없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3월 4일, 상태가 좋았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쳐부순 시합에서는 카사노의 선제골이 결정적이었다. 만약 노골인 상태가 30분 이상 지속되었다면 베르나베우의 대관중에게서 받을 뻔한 야유에서 버텨낼 수 있었을지 어떨지.


 후로렌티노의 비판을 듣고 '호나우두 = 나쁜 놈, 라울 = 정의로운 우리 편'이라는 식으로 해석하는 미디어도 있지만 세르히오 라모스가 골을 넣었을 때 가장 기뻐한 것은 호나우두였으며, 라울의 썰렁한 박수는 미셀 살가도와 엘게라의 무반응보다 조금 나았을 뿐이었다.


 후로렌티노가 팀을 떠나자 '이젠 갈락티코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라울이 요청했으며 '부자 클럽은 필요없다'는 신회장 페르난도 마르딘이 단언하여 화려했던 갈락티코의 시대는 끝났다. 남겨진 것은 대개혁을 앞 둔 과도기의 수개월과 유리 세공과 같이 허술한 의지로 간신히 붙어있는 슈퍼스타들. 갈락티코를 낳은 부모의 충격적인 사임이 그러한 인연을 어느 정도 강하게 할까? 이제 와서 '친하게 지내라'라고는 말하지 않겠다. 가슴에 팀이 엠블렘이 부끄럽지 않도록 활약하기만을 기대한다.

Posted by 渤海之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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