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number.goo.ne.jp/soccer/world/707/20080710-3-1.html

저자: 타무라 슈우이치

사진: 스기야마 타쿠야

 대회가 시작하기 전에는 우승 후보의 일각이라 평가를 받고 있던 프랑스가 조 예선에서 패퇴했다. [죽음의 조]라고는 하여도 12, 득점 1, 실점 6의 최하위라는 결과는 기대를 크게 배반하는 내용이었다. 도대체 프랑스에 무엇이 일어났던 것일까? 2002년 월드컵 이래의 참패에 이른 경위를 되짚어 보았다.

 

 63,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콜롬비아와의 친선 시합.

 테스트 매치 3연전 마지막 시합에서 프랑스는 6일 후로 다가온 루마니아와의 시합에서 스타팅 멤버로 출장할 것이라 여겨지는 멤버를 내세웠다. 그러나 컨디션 조절이 늦어지고 있는 것은 명백하여, DF는 이제야 겨우 레귤러가 다 모였지만 누구하나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였고 미스가 많았다. 특히 에릭 아비달은 상대 FW에 따라가지 못하고 자주 제껴지는 참담한 모습으로 2주 후의 이탈리아와의 시합에서 퇴장 처분을 받았을 때 제일 먼저 머리에 떠오른 것이 이 때의 모습이었다.

 

 공격은 2톱인 티에리 앙리와 카림 벤제마, 1.5열의 프랑크 리베리가 호흡이 맞는 컴비네이션을 보여주었다. 특히 리베리와 벤제마는 빈번히 포지션을 바꾸어가면서 부드럽게 볼을 연결해 갔다. 단지 다른 선수들과의 연계는 조금 미흡하여 3명의 볼란치가 위로 올라오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5 21일부터 합숙이 시작되긴 하였지만, 첫날에 집합한 선수는 불과 15명뿐. 챔피언스 리그 결승(21), 프랑스 컵,코파 이탈리아 결승(둘 다 24)이 지나, 전원이 모인 것은 에콰도르와의 시합(27) 직전. 지금까지 대회 시작 전에는 철저한 준비를 게을리 하지 않던 프랑스가 어째서 이런 일정밖에 짤 수 없었던 것일까? 교만심이 있었다는 말을 들어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단지 되돌아 보면 2년 전 독일 월드컵 때와도 상황은 비슷했다. 대회 시작 전 테스트 매치인 멕시코와의 시합에서 본 것은 릴리앙 튀랑을 시작으로 하는 베테랑들의 무참하게 쇠약해진 모습과 눈을 가리고 싶을 정도로 컨디션 난조에 빠져 있던 지네딘 지단이었다.

 

 프랑스는 조 예선에서 떨어질 것이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했지만, 부활한 베테랑들이 팀을 견인하여 결과는 준우승. 때문에 그때와 비슷한 지금의 프랑스에게 부정적이지 않았다. 그것은 필자뿐만 아니라 기자들이나 여론도 같은 기분이었다.

 

 레몽 도메네크 감독도 2년 전의 전략을 답습했다. 튀랑이나 파트리크 비에라, 윌리 샤뇰, 앙리를 축으로 한 베테랑들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보냈고, 2년 전의 리베리와 마찬가지로 2007-08 시즌 '리그 앙'에서 16득점을 올린 성장세 뚜렷한 바페팀비 고미스를  단 한번의 대표 경력도 쌓지 않은 채 멤버에 집어넣어 조커의 역할을 기대했다.

 

 부상인 비에라는 루마니아와의 시합에 맞추질 못했다. 회복 상태도 미묘하여 멤버에 들어갈 수 있을지 어떨지 등록기한(첫 시합 당일) 바로 전까지 도메네크도 결단을 보류했다.

 

 맞이한 루마니아와의 시합, 비에라는 벤치에 앉았다. 하지만 거기에는 필드에 서 있어야만 하는 앙리의 모습도 있었다. 콜롬비아와의 시합에서 입은 허벅지 부상에 함구령이 내려져 도메네크는 니콜라스 아넬카와 벤제마로 중요한 첫 시합의 투 톱(여태까지 둘이 함께 플레이 한 시간은 65분뿐)으로 임한 것이었다.

 

 도메네크는 시스템도 바꾸었다. 콜롬비아와의 시합에서 썼던 4-3-1-2에서 클래식한 4-4-2. 하지만 오른쪽 사이드의 리베리는 루마니아 DF에 둘러싸여 벤제마와의 공간이 분단되어 고립되었다.

 

 한편 갑자기 기회가 주어진 아넬카는 팀 내의 우선 순위에서 젊은 벤제마에 밀려 정신적으로 몰려있었다. 두터운 루마니아의 수비 블록에 아무런 것도 못한 채 72분에 고미스와 교체되어 버렸다.

 

 그 고미스도 또한 벤제마와 교체되어 들어온 사미르 나스리도 상황을 타개하지 못했다. 공격을 포기하고 지키는 것만 전념하는 상대에게 개인의 힘으로 구멍을 뚫기에는 국제 경험이 부족했다. 그리고 팀은 그들을 살리는 시스템도 결여되어 있었다. 프랑스는 확실히 이기지 않으면 안 되는 상대에게 무득점으로 비겨버린 것이었다.

 

 상황은 첫 시합의 스위스와 비긴 2년 전과 더 비슷해졌다. 하지만 당시는 남은 상대가 한국과 토고였다. 이번 대회는…… 네덜란드와 이탈리아. 그 네덜란드와의 시합에서 앙리가 스타팅 멤버로 복귀했다. 시스템은 그를 톱에 앉힌 4-2-3-1. 리베리가 1.5, 시드니 고부와 플로랑 말루다가 양 사이드에 들어갔다.

 

 이 시합, 공격은 나쁘지 않았다. 선취점을 허용하면서부터 앙리가 이번 대회 첫 골을 넣을 때까지는 독일 월드컵 이후 프랑스의 공격이 가장 활성화된 시간대였다. 하지만 그것도 DF의 붕괴가 소멸시켜 버렸다. 거기에 좋았던 고부를 내린 도메네크의 적절하지 못한 선수 교체가 리듬 상실에 박차를 가한다.

 

 튀랑과 사뇰은 스피드가 뛰어난 네덜란드의 카운터에 아예 따라가지 못했고, 파트리스 에브라도 로빈 판 페르시에게 무너졌다. 프랑스가 큰 국제 대회에서 3점 차이가 난 것은 펠레와 가린샤의 브라질에 패한 1958년 월드컵 준결승 이래의 일. 역사적인 대패였다.

 

 시합 후의 통로에서 비에라와 에브라가 하마터면 싸울 뻔한 장면을 노르웨이의 텔레비전이 우연히 찍어 방송하였다. 도대체 무엇이 일어난 것일까?

 베테랑과 젊은 선수의 융합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 팀 내의 분위기가 그다지 좋지 않다. 소문은 단편적으로 흘러 나왔지만 대부분의 연습이 비공개로, 과거에 예를 볼 수 없었던 보도 규제가 철저히 행해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기자들도 억측에 기반을 둔 원고를 만들 수 밖에 없었다.

 

 더 이상 뒤가 없는 벼랑 끝인 이탈리아와의 시합 전날 비에라가 기자 회견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시합 전날의 회견은 다음 시합에 출장하는 선수가 출석하는 것이 통례이다. 나올 것 같지 않은 비에라가 나온 것이 이례였다면, 그가 전혀 진전을 보이지 않는 부상에 짜증을 내며 메디컬 스태프에 대한 불신감을 나타낸 것도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무언가가 지금까지와 달라져 있었다.

 

 도메네크는 컨디션이 나아지지 않는 튀랑과 사뇰을 빼고 에브라, 아비달, 윌리암 갈라스, 프랑소와 클러크 - 라는 DF라인으로 이탈리아와의 시합에 임했다. 대표 복귀 이래, 정신적으로도 플레이 면에서도 팀을 지탱해 왔던 튀랑을 드디어 잘라 버린 것이었다.

 

 또한 도메네크는 베테랑을 존중하지 않는 젊은 세대에 대한 징벌적인 의미로 네덜란드와의 시합에서 제외했던 벤제마를 스타팅 멤버로 복귀시켜 시스템도 첫 시합과 같은 4-4-2로 되돌렸다. 단지 리베리를 바이에른과 같은 왼쪽 사이드에 기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 리베리가 잔루카 참부로타와의 접촉 플레이로 불과 10분만에 부상 퇴장. 루카 토니의 단순하지만 효과적인 종 패스에 당황하던 아비달이 24분에 PK를 주고 퇴장 당한 그 순간에 - 프랑스의 유로는 끝났다.

 

 유로는 월드컵에 대한 준비라는 성격이 강하다. 에메 자케도 유로1996 2년 후 월드컵을 위한 준비로 이용했다. 그런 것을 나도 대회 시작 전에 좀 더 강조해 두었어야만 했다

 

 시합 직후의 인터뷰에서 장소를 가리지 못하고 애인에게 프로포즈한 것을 사과한 뒤 도메네크는 얌전한 말투로 이렇게 말했다. 말에는 진실도 포함된다. 하지만 그것이 패배의 변명이 되지는 않는다.

 

 2년 전의 시나리오를 이번에는 답습하지 못했다. 컨디션 조절 부족에서 시작된 베테랑의 부진. 강호와의 시합. 젊은 선수의 불발과 세대 융합의 실패. 불의의 사고. 프랑스는 결국 악순환에서 빠져 나오질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들에게 결여되어 있던 것은 지단이다

 

 그 지단의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던 리베리의 발언은 지금의 프랑스가 가지고 있는 병의 원인이 뿌리 깊음을 말해 주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는…… 리베리가 그 역할을 맡을 것인가? 아니면 나스리가 뒤를 잇는 것인 가? 미래는 아직 보이질 않는다.

Posted by 渤海之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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