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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6.18 "비싼" 뉴(new) 웸블리는 가치를 매길 수 없는 성지가 될 것인가? by 渤海之狼

출처: http://number.goo.ne.jp/soccer/world/europe/20070618-1-1.html

저자: 야마나카 시노부


위용을 자랑하는 웸블리 스타디움. 수용인원은 9만명에 달한다

 첼시 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FA컵 결승 그리고 잉글랜드 대 브라질의 대표시합이라는 공식 개장 행사를 끝낸 뉴 웸블리 스타디움.

 총 공사비는 초기 예산의 2배에 가까운 7억 5700만 파운드(약 1조3931억원),

 뉴 웸블리의 대명사였던 [트윈 타워(35미터)]를 그리워하는 목소리는 여전하지만 새로운 트레이드마크인 [웸블리 아치(135미터)]를 장착한 외관은 압권이다.


 지금부터 4년 전, 공사 중인 스타디움을 방문했을 때에는 지면에 세워진 아치의 파트를 보면서 ‘기술력이 높다고는 할 수 없는 이 나라에서 정말로 설계도대로 완성될까?’하고 의문을 품었다.


 그러나 땅속 35미터에 뿌리를 내린 아치는 지붕 중량의 일부(7천 톤 중 5천 톤)를 지탱하는 역할을 해가며 북 런던 상공에 멋진 호를 그리고 있다.

 무엇보다도 아치 자체가 완성되어 토니 블레어 수상이나 데이비드 베컴 등이 점등식(밤에는 녹색의 라이트가 켜진다)을 행한 것은 2004년 9월. 그 때부터 스타디움 사용개시까지 2년 반 이상 소비한 것을 보면 역시 영국이다.


 어쨌든 이용자들의 실제 평판을 들어보면 이것이 조금 좋지 않다.


 우선 선수들에게선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필드에 불만이 많다. 잔디의 길이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하는 필드에서는 공이 빠르게 전달되지 않았고, 선수가 미끄러지는 장면도 눈에 띄었다.

 FA컵 결승에서 패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필드가 무거워 우리들의 축구에는 적합하지 않았다”고 한탄했다.

 대표 시합 전날에는 브라질을 이끄는 둥가도 연습에서 미끄러진 카카 등의 모습을 보면서

 “새로운 스타디움이라고 해서 좀 더 좋은 필드를 상상했었는데”하고 투덜댔다.


 한편 스탠드를 가득 채운 관중은 두 시합 다 박진감 넘치는 내용이 아니었던 것도 있어서인지 관전에 드는 비용이 비싼 것을 특히 문제 삼았다.

 스탠드 내의 매점은 현재의 영국 사정을 반영하는 듯이 이상할 정도로 비쌌다.

 커피 한 잔에 2.5파운드(약 4600원), 맥주 한 잔에 4.5파운드(약 8300원), 햄버거에 이르러서는 무려 8파운드(약 15000원)였다.

"스콧티시 비프를 사용하고 있으니까요"라는 말을 들어도 이래서는 살 때 멈칫하게 된다.

 거기에 FA컵 결승전 관전 프로그램은 전 148페이지의 호환판이지만 1권 10파운드(약 18000원)이었다. 최저 약 68000원이라는 티켓료도 잊어서는 안 된다.


 스타디움에서는 세계 최대수라는 2618개의 화장실도 시합 당일의 [수요]에는 대응할 수 없었다. 하프 타임 중에는 우려했던 대로 화장실 앞에 긴 행렬이 만들어졌다.

 '결국 축구 관전이라는 것은 이런 거니까'하고 체념한 얼굴로 줄서는 서포터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평소 리그전(특히 겨울)과 같이 세면대에다 오줌을 싸는 쓰레기 같은 놈들은 볼 수 없었다. 이것은 스타디움의 “새것”에 위한 귀중한 은혜의 하나일지도 모른다.


 라고는 하여도 웸블리로 오는 팬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관전의 쾌적함도, 음식물의 낮은 가격도 아닌 응원하는 팀의 승리 외에는 없다. FA컵에서 우승을 이룬 첼시의 서포터들은 뉴 웸블리에서 기념할만한 하루를 잊지 못할 것이다. 대표시합을 보러 온 잉글랜드 팬들에게 있어서도 베컴의 부활을 목격한 뉴 웸블리에서의 하룻밤은 좋은 추억이 되었을 터이다.


 옛 웸블리가 잉글랜드 국민의 마음속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 배경에는 1966년 월드컵 우승이라는 영광의 기억을 시작으로 수많은 명승부의 무대가 되었던 역사에 있다.

 뉴 웸블리의 명성을 위해서도 유로 2008 예선에서의 남은 5시합 중 4시합을 홈에서 싸우는 잉글랜드 대표의 책임은 중대하다.

 결과가 좋으면 9만 명의 관중은 18000원짜리 햄버거로 배를 채우며 8300원짜리 맥주로 목을 적시면서 팀을 향해서 응원의 노래를 부를 것이다. 그리고 [뉴 웸블리]는 예전과 같이 형용사가 붙지 않는 [웸블리]로써 잉글랜드 축구계의 진정한 성지가 되어갈 것임에 틀림이 없다.

Posted by 渤海之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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