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요코이 노부유키
몇 일전에 수도권에서 행해진 J리그 시합을 보고 왔다.
이게 정말 따분했다.
함께 갔던 친구는 “매 라운드마다 재미있는 시합이 꼭 있다구”하고 말을 하는 것을 보면, 하필 재미없는 시합을 보러 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쨌든 재미없었다.
정말로 참을 수 없었던 것은 수비진의 패스다. 롱패스가 정확하지 않다던가, 목표로 하는 곳을 이해할 수 없다던가 – 하는 그런 어려운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커트 당할 염려도 없는 상황에서 수비수들끼리 가로 패스가 느린 것이다.
어이~ 잠시만~ 인터셉트 당할 염려가 없다면 늦어도 상관없잖아? 하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볼을 계속 간수하는 것만 생각한다면 그래도 좋을 것이다. 빠른 패스는 트랩 미스를 유발한다. 패스를 하는 쪽도 실수가 생길 수 있다. 일부러 리스크를 범할 필요가 없기는 하다.
그러나 프로이기에 재미있는 시합을 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보자.
디펜더끼리의 패스가 빨라지면 중반에서 돌리는 패스도, 포워드에게 찔러주는 라스트패스도 자연스레 빨라진다. 그렇게 해서 모든 패스 스피드를 올리면, 팀의 축구 자체도 빨라진다.
필드 위에는 긴장감이 생기며, 또한 스피드는 강함과 직결되기에 승리수도 증가할 터이다. 한편으로 선수는 기술과 빠른 사고력, 판단을 요구 받기에 (노력하는 선수는) 실력이 는다.
그야말로 좋은 것만 있다. 관객을 기쁘게 하는 것은 결국 자신들의 이익이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에스파냐의 선수나 감독은 확실히 관객을 의식하고 있다.
조금 시간이 지난 이야기지만, 유로가 한창일 때도 사비는 시합의 “보는 눈”들을 신경 쓰고 있었다.
에스파냐 vs. 스웨덴, 건조한 잔디에 불만을 표하며 이렇게 말했다.
“건조한 잔디에서는 볼이 구르지 않는다. 수비중시의 팀에게는 좋겠지만 공격적인 팀에게는 맞지 않으며 시합이 재미없어진다. 조금 젖은 상태에서 시합을 할 수 있게 UEFA는 룰을 정해야만 한다”
리가 3라운드 종료 후에는 알메리아의 아르코나다 감독이 이러한 코멘트를 남겼다.
“원하지 않던 축구로 끌려들어가 버렸다. 지금까지와 같은 시합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 팬들에게 사과하고 싶다”
이것만 따로 들으면 알메리아가 패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이날 말라가에 1-0으로 승리. 더구나 1위 발렌시아와 같은 포인트의 2위로 올라섰다. 그런데도 미안해하고 있는 것은 - 단지 원정에서 아틀레틱 빌바오를 아이 취급했던 1라운드(3-1)나, 홈에서 발렌시아와 동등한 시합을 했던 2라운드(2-2)와 같은 시합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주 [에스파냐 축구는 스펙터클]이라고들 하는데, 이 말이 오역은 아니지만 정확한 번역도 아니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에스파냐어인 ‘에스펙타쿨로(espectáculo)’에는 확실히 [스펙터클]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영화나 연극 등의 ‘볼거리, 쇼’이다. 그것을 염두에 두고 에스파냐의 사람들이 주말마다 시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를 추측해보면, 가장 적절한 것은 [에스파냐 축구는 엔터테인먼트]일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의식이 보는 쪽만 아니라 하는 쪽에게도 확실히 뿌리 박혀있기에 리가에서는 재미있는 시합이나 서프라이즈를 기대할 수 있다. 1라운드에서는 승격 팀인 누만시아가 바르셀로나에게 승리하였다. 2라운드에서는 그 누만시아가 이번엔 레알 마드리드를 이길 뻔 했다거나, 10명이 싸운 바야돌리드가 현재 팀 상태가 엄청 좋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게 승리하거나 한 것이다. 2부 강등 최유력 후보인 스포르팅 히혼이 세비야와 정면으로 공격적인 축구를 펼치며 대결했던 시합도 있었다(4-3으로 세비야가 승리).
결과만을 추구하면서 재미있는 시합을 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반대로 재미있는 시합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결과는 따라붙을 것이다. 그래서 에스파냐에서는 이런 말들이 나온다.
“1부 20팀의 차이는 해가 거듭될수록 좁혀지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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