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portsnavi.yahoo.co.jp/soccer/euro/08/text/200806300011-spnavi.html
저자: 나카타 토오루
■ 발달한 퍼블릭 뷰잉의 역할
유로는 월드컵과 달리 유럽이라는 한 지역의 대회에 지나지 않는다. 유럽은 어디건 땅으로 이어진 것과 마찬가지이기에 자가용, 버스, 열차, 비행기 등 서포터에게 있어 이동의 선택기가 풍부하다. 그 중에서도 이번에는 네덜란드 서포터의 기세가 굉장했다.
처음부터 베른이나 바젤에서의 스타디움 관전을 포기하고, '팬 존'이라고 하는 퍼블릭 뷰잉(Public Viewing 1)에서의 관전을 목적으로 스위스까지 온 것이다. 첫 시합인 이탈리아와의 시합에서 5만 명이라던 네덜란드의 퍼블릭 뷰잉 관전 여행자 수는 8강 러시아와의 시합에서는 15만 명으로 증가하였다.
'축구는 종교'라고 많이들 말한다. 퍼블릭 뷰잉 관전이 유행처럼 된 네덜란드에서는 그 순례와 같은 여행을 보고 '근대 종교'라 새삼 일컬어지게 되었다.
결승전 당일.
빈에는 10만의 독일인과 5만의 에스파냐인이 방문하였다고 한다. 많은 서포터들은 퍼블릭 뷰잉에서 시합을 보았을 것이다. 당초는 스타디움에서 보고 싶어도 티켓이 부족하여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던 사람들에게 관전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였던 퍼블릭 뷰잉이 – 지금은 관전 수단의 주역으로 떠오른 듯한 분위기가 되고 있다.
시합 개시 6시간 정도 전에 잠깐 퍼블릭 뷰잉에 가보았는데 확실히 재미있었다. 영웅 광장에서 시청 앞ㅅ 광장까지의 넓은 부지 안에 몇 개의 대형 스크린(그 수는 7~8개 정도)이 설치되어 있었다. 그 사이사이로 유로 스폰서 기업들이 제공하는 놀이기구들이 있어, 대형 곰 인형들로 구성 된 테이블 축구(이것은 노부인들에게도 인기가 있었다), 관객석 옆에 있는 미니 축구장에서는 5 on 5, 랩 콘서트 등으로 입장객들을 즐겁게 하고 있었다.
노점상도 다양했다. 이곳에 오면 오스트리아 요리, 멕시코 요리, 인도 요리, 그레페, 일본식 볶음 국수(焼きそば), 피시앤드칩스 등, 뭐 싸지는 않은 가격이지만 얼마든지 즐길 수 있었다.
필자가 처음으로 경험한 월드컵은 1986년 멕시코 대회였는데, 이때는 역에서 스타디움으로 향하는 길목에 햄버거나 타코를 파는 노점상들에게서 풍겨져 나오는 향기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현대의 빅 이벤트에서는 법적으로 그리 간단히 노점상을 내지 못한다. 그런 역할을 현대에서는 퍼블릭 뷰잉이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퍼블릭 뷰잉에서는 독일 서포터가 우세였다. 한편으로 멕시코, 아일랜드, 스코틀랜드에서 온 대회 참가국 이외의 팬들도 많이 볼 수 있었다. 이번 대회의 특징은 스타디움의 관중석을 시합하는 팀들의 서포터들이 점거하였기에 중립적인 팬이 굉장히 적었다. 그러나 퍼블릭 뷰잉에 오면 간단히 전 세계에서 온 팬들과 만날 수 있는 것이다.
피곤하거나 맥주에 취했다면 잔디인 공원에서 누워 자도 좋다. 퍼블릭 뷰잉에서는 선물을 사거나 먹고 자는 것을 하지 않는다면 공짜로 즐길 수 있다. 2시간 동안의 퍼블릭 뷰잉 산책은 굉장히 즐거웠다. 과연 그랬다. 이번 대회는 파워업한 퍼블릭 뷰잉에서의 관전에 사람이 모일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은 시대에
결승전을 기다리는 에스파냐 서포터
“오늘 거리는 굉장히 즐거운 분위기군요. 경찰관들도 저런 표정을 하고 있는 것을 보니 오늘 밤에는 구급차 같은 것도 필요 없겠네. 벌써부터 결승전이 기다려져요”
출장에서 돌아오는 남편을 공항에 가서 마중하고 왔다는 오스트리아의 어느 부인이 빈의 카페에서 저런 수다를 떨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번 대회는 폴란드와 독일의 시합에서 훌리건 소동이 있기는 하였지만, 서포터들끼리 서로 부딪힌 것이 굉장히 적은 즐거운 대회였다. 서포터가 만든 대회의 분위기. 여기에 필드 위에서 싸우는 선수들도 페어플레이와 상대 선수에 대한 존중으로 응했다.
이번 대회는 옐로카드(유로2008=122장, 유로2004=156장), 레드카드(유로2008=3장, 유로2004=6장)가 크게 줄었다. 선수는 아슬아슬한 플레이를 하였으며 투쟁심도 높았을 터이지만, 악질적인 파울을 범하는 일이 거의 없이 상대 선수를 존중하면서 플레이한 듯했다.
오심은 있었을 지도 모르지만 심판은 이번 '페어플레이 대회'에 있어서 음지의 주역이었다. 시합이 거칠어질 듯하여도 간단히 카드를 꺼내지 않고 우선은 선수를 신용하며 자제심에 맡겼고, 이제는 정말 위험하다고 생각했을 때가 되서야 처음으로 카드를 꺼내어 안정시키려 하는 판정이 눈에 띄었다. 카드를 남발하여 선수를 컨트롤하려는 것이 아니라 선수를 신용하며 시합을 컨트롤하고 있었다.
예를 들면 8강에서 러시아가 에스파냐에 골을 먹었을 때 조금 거친 태클이 이어졌지만 심판인 데 블레케레(Frank de Bleeckere, 벨기에)는 57분, 60분에 단 2장의 옐로카드로 시합을 안정시켰다.
결승전에서는 에스파냐의 실바가 독일의 포돌스키에게 살짝 박치기하는 장면이 있었다. 최근의 경향으로라면 당한 선수는 오버스러운 연기로 쓰러져서는 심판에게 레드카드를 구걸했을 테지만 포돌스키는 연기를 하지 않았다. 당연한 것이다.
페널티에리어 안에서 강렬한 몸싸움을 벌이더라도 쓰러지지 않고 끈질기게 드리블을 계속 시도한 스트라이커도 많았다. 이것도 당연한 일이었으면 싶었던 플레이다.
우리들이 매일 보고 있는 축구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게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유로 2008이라는 큰 무대에서 스타 선수들이 당연한 것을 되찾아 주었다. 무엇보다 그것이 존경스러웠다.
■ [티키 타카] 축구로 우승한 에스파냐
이번 대회에서는 네덜란드가 이탈리아, 프랑스에게 승리하여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 승리는 1984년 프랑스 이후 탄생한 굉장한 팀! 그리고 우승인가?”
라고들 하였지만 8강에서는 러시아가 네덜란드를 압도하였다. 아르샤빈이라는 새로운 영웅이 탄생하였고, 히딩크는 한국, 호주에 이어 러시아에서도 영웅이 되었다. 그러나 그런 러시아도 대회의 주역에는 되지 못하고 에스파냐의 원 터치 풋볼(One touch football) 앞에 무너져 결승 진출을 실패했다.
이렇게 유로 2008은 강한 팀을 더욱 강한 팀이 쓰러뜨리는 전개로 진행되어, 결승에서 독일을 물리친 에스파냐가 44년 만에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2006년 월드컵에서 [이것은 티키-타카(tiqui-taca) 풋볼이다!]고 모국 에스파냐에서도 외쳤던 원 터치의 경쾌한 쇼트패스 사커는 이제 온 유럽의 신문에서도 [티키-타카 풋볼]로 소개되고 있다.
이번 대회는 '작은 몸집을 가진 선수들로 구성된 중반의 패스 사커도 극에 달하면 유럽 챔피언이 될 수 있단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으며, '독일과 같이 센터 라인이 부실해도 공격 테크닉이 부족해도 유로 결승까지 갈 수가 있단다'하는, 납득해도 좋은지 나쁜지 조금 고민하게 만드는 것도 가르쳐 주었다.
이걸로 2007-08시즌도 끝.
그러나 8월이 되면 러시아 vs. 네덜란드의 친선시합. 또한 독일 vs. 러시아의 월드컵 예선 시합도 그리 얼마 남지 않았다. 무엇보다 며느리도 모르게 인터토토는 벌써 시작되었다. 오스트리아 리그도 조금 있음 개막이다. 유로라는 빅 이벤트가 끝났어도 유럽의 풋볼 중독자들에게 휴식은 없다. 몸은 피곤하고, 지갑도 배고프다고 한다. 머리도 몽롱할 것이다. 그래도 유로에서 좋은 것을 많이 본 충실감이 새로운 시즌을 향한 모티베이션이 되는 것이다.
Ps; [tiqui-taca]가 무슨 뜻인지 아시는 분은 꼭 가르쳐 주시길 바랍니다.
구글링해보면 꽤나 많이 잡히긴 하는데… 아는 외국어라곤 일본어 밖에 없어서… --;
Ps2;네이버 블로그에 올렸을 때 티키-타카에 대해서 알려주신 분이 있습니다.
- 야외관람 혹은 길거리 응원..이라 번역할 수 있겠지만 위키피디아에도 실릴 정도면 고유 명사화 한 것 같아서 그냥 씀.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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