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number.goo.ne.jp/soccer/world/europe/20090210-2-1.html
저자: 안도우 마사즈미

 
[바이에른 뮌헨의 GM 울리 헤네스(Uli Hoeneß)는
”그의 실력을 믿는다. 같은 나이대에 한한다면 독일 최고의 GK다”
고 렌징의 실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 기대에 응할 수 있을 것인가?]

 지금까지 우수한 GK를 많이 배출해 온 분데스리가지만 이 분야에서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준재’라며 전문가에게 찬사를 받고 있는 선수가 미카엘 렌징(Michael Rensing)이다. 올리버 칸이 절정기를 보내고 있던 즈음 렌징은 20살 될까말까한 어린 선수였다[각주:1]. 당시 필자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칸이 은퇴하더라도 바이에른과 독일 대표팀 골 마우스는 안전하다. 앞으로 10년간 아니 어쩌면 15년간은 렌징의 시대가 이어질 테니까”하고 들었던 것이다.

 확실히 연습장에서의 렌징은 발군의 반사신경과 민첩함이 갖추고 있었다. 188cm로 GK로써는 그럭저럭인 신장. 하지만 지금도 예전도 변함없는 처진 어깨를 가진 체형과 온화한 표정을 볼 때마다 조금 위화감을 느끼게 된다. GK라고 하면 칸으로 대표되듯이 무뚝뚝하고 험악한 인상이 트레이드마크. 렌징은 좋게 말하면 현대풍, 나쁘게 말하면 적 FW를 위압하는 분위기가 결여되어 있다. 무섭지 않은, 아우라가 없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점 레버쿠젠의 레네 아들러(René Adler)와도 비슷하다. 렌징보다 1살 어린 아들러는 191cm. 긴 머리, 영화 배우로 직업을 바꾸어도 충분히 통할 것 같은 단정한 마스크. 때때로 보여주는 우수에 찬 표정은 모성본능을 자극하여 GK로서의 인기는 현재 독일 No.1이다.


[우수에 찬 표정과 장발이 매력인 아들러]

 둘의 최근 상황을 말해 본다.
 후기 개막전인 18라운드 원정 함부르크와의 시합에서 렌징은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질러 패전의 원인을 만들고 말았다. 44분 야롤림의 슛을 한 번은 캐치했지만 펌블하여 손에서 벗어나 버린다. 거기에 달려든 페트리치(Mladen Petrić)가 헤딩으로 빈 골 문으로 어렵지 않게 집어 넣었다.
 한편 아들러는 도르트문트로의 원정 시합이었지만 상대의  빈약한 공격에 힘입어 1-1 무승부로 이끌었다. 단 그 다음 19라운드에서는 상황이 반대가 되어 바이에른은 상태가 좋지 않은 도르트문트를 3-1로 분쇄. 레버쿠젠은 홈에서 슈투트가르트에게 2-4로 완패한 것이다.

 단기적으로 보면 양 선수의 실력은 (팀 전체 상태의 좋고 나쁨에 영향 받아) 50:50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정확한 잣대가 되는 것이 대표팀이다. 대표 경력이 없는 렌징과 대표팀 3회 선출의 아들러. “뭐야~ 단지 그 정도의 차이인가?”하고 생각하는 것은 성급한 계산이다.

 칸과 레만 은퇴 후, 대표팀 GK는  엥케(Robert Enke)와 비제(Tim Wiese)가 맡아 왔지만 작년 10월 월드컵 예선 중 가장 주목을 모은 러시아와의 시합에서 뢰브 감독은 처음으로 아들러를 기용. 이것이 제대로 맞아 떨어졌다. 아들러는 거의 골인 슛을 몇 번이나 막아 ‘기적의 GK’라 일컬어지며 일약 독일 No.1의 칭호를 손에 넣은 것이다. 그 후 계속해서 웨일스, 잉글랜드와의 시합 등 3연속으로 기용되었다. 다음은 2월 11일 노르웨이와의 친선시합[각주:2]인데 가령 비제가 골 문 앞에 선다고 하더라도[각주:3] ‘2010 월드컵 주전 GK는 아들러’인 여론의 흐름에 변함이 없다. 전문지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64%가 아들러를 1위에 투표하여 엥케의 9%, 비제의 7%에 크게 앞서고 있다. 렌징은 이렇게 완전히 아들러의 그늘에 묻혀 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어째서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준재는 성장통을 앓고 있는 것일까? 진부한 분석을 하자면 바이에른이라는 슈퍼 팀에 속해 있는 것에 따른 엄청난 정신적 압박에 견딜 수 없기에 – 가 되겠지만 이는 조금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들러가 레버쿠젠에서 실력을 한창 키워나가고 있던 동안 렌징은 오로지 칸의 은퇴경기를 기다리기만 하였다. 지난 시즌 리그 33시합에 출장한 아들러와 10시합 뿐인 렌징. 3부 리그의 아마추어 팀으로 임대 가는 일 없이 칸의 후계자로서 서서히 ‘길들이기 운전’을 하였다고 하지만 차와 마찬가지로 계속해서 풀 파워로 밟지 않으면 본래의 성능은 발휘되지 않는 것이다.

 바이에른의 후보GK는 레버쿠젠에서 아들러에게 포지션을 빼앗긴 부트(Hans-Jörg Butt)이다. 렌징보다 10살 많은 부트의 리그 출장회수는 324로 압도적인 경험의 차이를 자랑한다. 이것을 높게 평가 받아 렌징보다 승부욕이 강하다는 말을 듣고 있다.

 지금까지 렌징은 리그 전 시합 출장하였지만 킥커지의 평점평가에서는 평균보다 떨어지는 3.53이다. 아들러는 평균을 상회하는 2.90[각주:4]. 평가는 이적료에도 반영되어 있다. 현 시점에서 렌징의 평가액은 450만 유로(약 81억원), 아들러는 1100만 유로(약 199억원)[각주:5]. 차이가 많이 나있는 상태다.

 그렇다면 두 선수의 승부가 이걸로 결정지어졌냐 하면 그렇지 않다. 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렌징은 리그, 컵 그리고 챔피언스 리그라는 큰 무대를 계속해서 밟아가며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고 있다. 아들러의 국제 경험은 주로 대표팀 경기로 클럽 레벨에서는 앞으로도 그다지 기대할 수 없다. 즉 성공을 향한 문은 양 선수에게 균등히 열려있는 것이다.

 둘의 직접대결을 보기 위해서는 5월 12일 제 32라운드까지 기다리지 않으며 안 되지만 3월 초순 DFB컵 8강에서 바이에른과 레버쿠젠은 맞부딪히게 되었다. 레버쿠젠의 라바디아(Bruno Labbadia) 감독은 예전 선수로 바이에른에 속해 있을 때 리그 우승 경험이 있다[각주:6]. 그리고 바이에른에서는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천재’라 칭송받던 MF 토니 크로스가 레버쿠젠으로 임대 이적하였다. 크로스는 바이에른에서 불과 7시합 290분 출장했을 뿐으로 더 높이 도약하기 위한 발판으로 신천지를 선택하였다. 키슬링(Stefan Kießling), 헬메스(Patrick Helmes)라는 대표팀 FW가 소속되어 있는 레버쿠젠인 만큼 크로스의 정확한 크로스 볼은 강력한 무기가 될 터이다.

 예전 팀 동료, 예전 자기 팀에서 리그 우승 경험을 가진 상대팀 감독, 상대팀의 전 GK 그리고 상대팀 GK. 렌징에게는 싸울 상대가 몇 명이나 있다. 그러한 상황이 된 것도 그가 많은 경험을 쌓았기 때문이다.

 렌징아~ 힘내라!

  1. 1984년 5월 14일생. [본문으로]
  2. 이 글은 2월 10일에 웹 게시된 글. 결과는 홈인 독일이 0-1로 패. 이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 이래 처음이라고 한다. [본문으로]
  3. 아들러가 기용되었다. [본문으로]
  4. 2월 13일 현재 3.03 [본문으로]
  5. 환율은 2월 14일 구글 환율 기준이다. [본문으로]
  6. 1991~1994까지 공격수로 바이에른에 소속. 1993-94시즌에 리그 우승에 공헌. [본문으로]
Posted by 渤海之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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