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www.ocn.ne.jp/sports/soccer/soccer090129_1.html
저자: 조나단 윌슨
일본어 번역: 아베 히로시 알렉살더
30여 년 전에 잉글랜드 축구에는 4-4-2만이 존재했다. 그러나 고도로 전술이 발전함에 따라 시스템이 다양화되었다. 잉글랜드 전통의 4-4-2에 이은 새로운 유행으로써 프리미어 리그의 많은 클럽들이 4-2-3-1을 도입하고 있다.
1970년대.
잉글랜드에는 ‘텔레파시’를 이용하여 골을 양산한 콤비가 있었다. 리버풀의 황금시대를 이끌었던 존 토샥(John Toshack)과 케빈 키건(Kevin Keegan)의 2톱이다.
토샥과 키건은 1971년에 콤비를 결성하자마자 화려한 연계 플레이를 펼쳐 리버풀은 양 선수가 재적했던 6년간 3번의 리그 우승을 이룩했으며 1977년에는 유럽까지 제패했다. 그들의 플레이는 언젠가부터 ‘텔레파시로 서로 교신하는 거 아냐?’라는 말들이 나오기에 이르러 BBC가 이 ‘텔레파시 설’을 시험해 보기 위해 테스트를 하자 놀랄만한 결과가 나왔다. BBC는 어느 프로그램에 토샥과 키건을 게스트로 초대. 키건에게만 카드를 보여주고 토샥이 카드에 쓰여진 문자를 맞추는 실험을 행했는데 놀랍게도 토샥은 굉장히 높은 확률로 문자를 적중시켜 수 백만의 시청자를 놀라게 하였다.
이리하여 그들의 ‘텔레파시’는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듯 했다. 그러나 20년 후 찔리는 것이 있었는지 토샥이 사태의 진상을 고백했다. “실은 키건 뒤에 있던 유리에 카드의 문자가 비쳤었거든”
이 에피소드를 이 이상 파고들어도 의미가 없다. 그렇다면 여기서 무엇을 말하고 싶었냐 하면 당시 축구의 주역이 2톱이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70~80년대 클럽은 4-4-2를 채용하고 있었다. 리버풀의 토샥과 키건을 시작으로 80년대 리버풀을 견인했던 케니 달글리쉬와 이안 러쉬(Ian Rush) 그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했던 마크 휴즈와 브라이언 맥클레어(Brian McClair) 등 팀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도 팬들의 관심을 주목시키는 것도 항상 앞 선의 둘 이었던 것이다.
당시 2톱의 역할은 현대 축구만큼 복잡한 것이 아니었고 조합도 2개의 패턴으로 한정되어 있었다.
가장 전형적인 것이 타겟맨과 피니셔의 조합. 90년대 후반에 선덜랜드를 약진시킨 나이얼 퀸(Niall Quinn)과 케빈 필립스(Kevin Phillips). 첼시에서 일세를 풍미한 토레 안드레 플로(Tore André Flo) 와 잔플랑코 촐라(Gianfranco Zola) 등이 이에 해당한다.
또 하나는 크리에이터와 피니셔 콤비. 서두의 에피소드에 나온 토샥과 키건 외 80년대의 잉글랜드 대표팀의 2톱 피터 비어즐리(Peter Beardsley)와 게리 리네커 등을 대표적인 예로써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 축구는 크게 변화하였다. 현대 축구는 당시와 비교하여 보다 치밀해지고 조직적이 되어 전술이나 시스템도 다양화. 이에 따라 FW의 역할에도 변화가 보이기 시작하여 그 평가기준도 바뀌게 된 것이다.
4-2-3-1이 현대 축구의 주류로
축구는 말할 것까지도 없이 누가 골을 많이 넣느냐는 다투는 스포츠다. 그러나 최근은 이기기 위한 축구보다도 지지 않기 위한 축구가 보다 중시되고 있다. 즉 득점을 올리는 방법보다도 실점을 막는 방법에 중점을 둔다. 원정에서는 어떻게든 무승부로 가져가고 홈에서 승리를 거둔다 - 요 5시즌 리그의 패자는 이렇게 타이틀을 손에 넣어왔다.
지지 않는 축구를 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주목 받은 것이 4-2-3-1이다.
이 시스템에는 두 가지 방법론이 있다. 하나는 4-4-2에서 FW를 1명 줄이고 수비형 MF를 투입하는 수비적인 전법. 이 전술을 채용할 때 1톱은 포스트워커 겸 피니셔라는 중요하고 어려운 역할이 주어진다.
또 하나는 양 측면에 FW와 동등한 공격력을 갖춘 창조적인 선수를 배치하는 포진. 양 측면 MF의 전방에 공간을 만드는 것이 특징인데 그 컨셉트는 4-3-3과 거의 마찬가지이기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수비력뿐만 아니라 공격력까지 현저히 높이는 것도 가능하다. 현재 프리미어 리그에서 수위다툼을 벌이고 있는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그리고 리버풀 세 팀은 이 시스템을 능률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첼시는 4-2-3-1의 선구자적인 존재다. 그렇다고 하여도 이 시스템을 채용한 것은 루이스 펠리피 스콜라리 감독이 취임한 올 시즌부터. 단 2004-05 시즌부터 그 기반이 되는 4-3-3으로 시합을 해 왔기에 양 측면에 공격수를 둔 포진에는 익숙해져 있다.
4-3-3을 도입한 것은 모리뉴 전 감독. 그는 앞 선의 3명을 공격에 전념시키고 후방 7인으로 지키는 <분업제>를 확립함으로써 성과를 올렸다. 한편 스콜라리 감독은 양 측면에 조 콜이나 데쿠 등 테크니션을 배치하는데 이는 중반의 5명을 공격에 참가시킴으로써 상대방을 무너뜨리는 선택기를 늘리는 것이 목적이다. 약간의 스타일 차이는 있지만 양 시스템의 전술기반은 같다. 그들은 5년을 투자해서 성숙도를 높여 4-2-3-1을 완성의 영역까지 높인 것이다.
단 현 포진이 최고의 전술이라고는 단언할 수 없다. 확실히 톱 스코얼러인 니콜라 아넬카는 전반전만으로 14골을 넣었지만 팀 성적이 동반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아넬카 자신도 빅 게임에서는 그다지 활약을 하지 못하고 있다.
볼튼 시대의 은사 샘 알라다이스는 아넬카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GK와의 1대1이라면 아넬카만큼이나 뛰어난 선수가 없다. 단 그의 득점패턴은 단순하다. 상대 DF의 뒤를 노린 뿐이니까”. 그가 강호와의 경기에서 득점을 올리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즉 골 앞에 밀집지대를 만들어 수비를 굳건히 하는 상대와 대전할 시는 무조건이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활약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첼시가 수위로 부상할 수 없는 이유는 아넬카 1톱 기용에 원인이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칼럼에서 몇 번이나 썼던 대로 역시 디디에 드록바의 존재 없이 그들의 패권탈환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드록바는 우수한 골 사냥꾼일 뿐만 아니라 포스트 워커로서도 능력이 뛰어나다. 그가 밀집지대에 우뚝 버티고서 아넬카 혹은 조 콜이나 데쿠가 공간을 파고든다. 이런 형태를 구축할 수 있다면 빅 게임에서도 충분히 공격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단지 드록바와 아넬카를 동시 기용함에 있어 어느 시스템을 채용할지 고민해야겠지만. 4-2-3-1의 [1]에 드록바, [3]의 중앙에 아넬카를 놓은 형태 혹은 4-4-2의 2톱에 둘을 배치하는 포진. 또는 4-3-3의 중앙에 드록바, 윙에 아넬카를 두는 진용도 생각할 수 있다. 어쨌든 그들의 <공존>이 팀 부상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만은 틀림이 없다.
새로운 전술을 도입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전통의 4-4-2를 기본형으로 하면서 4-2-3-1을 옵션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 패턴은 다채로워 1톱에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나 웨인 루니 혹은 카를로스 테베스를 배치. 1.5열에 루니나 라이언 긱스 양 측면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루니, 박지성 등을 기용하여 대전 상대나 상황에 따라 응용한다.
실은 4-2-3-1을 병용하기 시작한 지난 시즌 초반에는 팬들에게서 야유에 가까운 ‘4-4-2’콜이 쏟아졌다. 그들은 2톱의 공격적인 포진을 보고 싶다고 호소한 것이다. 그러나 그 야유도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왜냐하면 호날두, 루니, 테베스의 하모니가 ‘4-4-2’와 맞먹는 파괴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올 시즌 4-2-3-1의 버전 업을 시도하였다. 1톱에 운동량의 테베스를 대신하여 포스트 워커인 베르바토프를 기용. 베르바토프에게 조연을 맡겨 그 주변을 헤집고 다니는 호날두나 루니의 득점력을 끌어내고자 한 것이다.
그러나 아직 지금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으며 옵션으로써 확립되었다고도 단정지을 수 없다. 20시합을 치르고 33이라는 득점수도 지휘관을 만족시키고 있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베르바토프가 팀에 녹아 들며 생각했던 대로 활약한다면 놀랄만한 결과로 이어질 터이다. 수위 리버풀을 사정권내에 둔 지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역습은 이 새로운 전술의 완성과 함께 시작될 지도 모른다.
전술의 고도화에 따라 FW의 역할이 크게 변화
현재 4-2-3-1로 가장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 리버풀이다. 지난 시즌 후반 페르난도 토레스를 1톱에, 사비 알론소와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를 더블 볼란치에 배치하자 공격과 수비의 질이 향상. 올 시즌은 4-4-2와 4-2-3-1을 병용하여 19년 만의 리그 제패를 향해서 순조로운 스타트를 끊었다.
덧붙여 말하면 그들이 기본 시스템으로 채용하는 4-4-2도 변칙 1톱이라고 볼 수도 있다. 2톱은 토레스를 전방에 로비 킨을 후방에 둔 가로가 아닌 세로 관계. 피니셔 겸 크리에이터인 토레스는 득점력과 어시스트 능력을 겸비하고 있어 1톱에 적합한 FW라고 말할 수 있다. 한편 킨은 수비 뒤편으로 파고드는 것을 장점으로 하는 스피드 형. 토레스가 앞 선에서 여러 가지 시도하고 틈을 노려 킨이 파고든다. 이 공격 패턴을 보는 한 1톱이라고 말해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닐 터이다.
리그 초반 토레스가 부상을 당하고 킨의 컨디션이 나쁜 상황 하에 있으면서도 리버풀은 수위를 지켰다. 그리고 후반전 토레스의 복귀와 함께 킨도 컨디션 회복. 공격진이 제 기능을 갖춘 현재 염원인 리그 제패도 불가능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프리미어 리그에서는 4-2-3-1이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다. 2톱밖에 존재하지 않았던 30년 전을 생각해보면 커다란 변화이다. 그리고 전술이 다양화된 현대 축구에 있어서 감독이 가장 맘에 들어 하는 FW는 타겟맨, 크리에이터, 피니셔라는 3가지 역할 중 둘 이상을 가진 범용성이 높은 선수이다. 드록바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는 그 모든 것을 갖춘 FW라고 말할 수 있다. 2을 갖춘 선수의 대표격은 루니나 토레스 등이 아닐까?
이렇게 둘 이상의 능력을 가진 FW가 최저 1명밖에 없으면 전술은 제 기능을 못한다. 단적으로 말해 ‘슛을 잘 차는 것만’, ‘헤딩이 강할 뿐’인 FW로는 작전을 세울 수 없을 정도로 현대 축구는 고도로 치밀한 스포츠가 된 것이다. 진짜 ‘텔레파시’라도 있으면 이야기는 달라질지도 모르지만….
ps;올라오자 마자(1월 29일)에 번역했던 것이긴 한데 워낙 게을러서~
'일본웹번역 > 축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승부처를 맞이한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준재 (0) | 2009.02.14 |
---|---|
박지성 인터뷰(맨유 공식 홈페이지) (0) | 2009.02.07 |
토레스 - 리버풀 팬들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고 싶다. (0) | 2009.01.29 |
보카가 손에 넣은 또 하나의 타이틀 (0) | 2009.01.28 |
이와타의 부진에서 J리그 클럽은 무엇을 배워야 하나 (0) | 2009.0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