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number.goo.ne.jp/soccer/world/euro2008/20080619-1-1.html

저자: 아사다 마사키

사진: 야마다 카즈히토

 악마는 여러 곳에서 서식하고 있다. 윔블던에도, 오거스타[각주:1]에도, 코우시엔[甲子園][각주:2]에도. 필시 그런 소문이 있는 곳은 전세계에 여러 곳 있을 터이다. 그리고 이번에 새로 서식하는 것이 확인된 곳은 제네바의 타드 이다.

 

 9일에 스위스에 입국한 이래 지금까지 조 예선 7시합을 스타디움에서 관전 취재하였다. 시합 자체에 대한 흥미는 물론이거니와 역시 선수 한 사람 한 사람의 움직임에 눈을 빼앗기는 경우가 많다.

 

 전세계에서 우수한 선수를 모아 시간을 들여 만든 팀들의 집대성인 UEFA 챔피언스 리그와 비교하면 아무래도 국가대표팀끼리 싸우는 유로는 조직력이라는 점의 완성도에서 떨어진다.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일까? 선수 개개인의 포텐셜이 더욱 확연하게 보이는 느낌이 든다.

 

 그렇게 시합을 보던 중에 유독 눈에 띄는 선수가 체코의 GK 페트르 체흐였다. 풍격이라고 할까, 여유라고 할까 어쨌든 그 선수 혼자만 차원이 틀렸다.

 

 공중볼이나 슛에 대한 반응은 말할 것도 없지만 무엇보다 놀란 것은 1 1의 대응.

 실력이 떨어지는 GK일수록 당황하여 먼저 움직이는 바람에 간단히 골을 먹게 되지만 체흐는 그리 간단히 움직이지 않고 한계에 다다를 때까지 상대의 움직임을 보고 있다.

 

 때문에 마지막 결과가 같더라도 다른 GK에 비해서 우연성에 의지하는 부분이 굉장히 적다. [막혔다]가 아닌 [막았다]인 것이다.

 

 한계에 다다를 때까지 기다릴 수 있게 타이밍을 잡는 방식이라던가, 예측하는 것은 지금까지 텔레비전에서 보더라도 알 수 없었던 것으로 실은 굉장한 충격을 받았다.

 

 포르투갈과의 시합에서 데쿠에게 선취점을 허용한 장면도 재빠른 반응으로 DF 라인의 뒤로 파고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돌파를 막았으며 거기에 흘러나온 볼을 찬 데쿠의 슛도 한번은 막았다.


 지더라도 여전히 강하다. 그런 생각을 여전히 가지고 있었던 만큼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아무것도 아닌 크로스. 지금까지 체흐가 경험해 온 시합 속에서 수천 아니 어쩌면 수만 번에 이르는 크로스 중에서도 그리 어려운 종류에 속하지 않을 듯한 크로스. 그것을 차원이 다르다고 까지 느끼게 한 명수가 실수한 것이다. 악마의 장난이라고 하지 않는 한 설명할 수 없었다.


 더구나 팀은 비극적인 역전패를 당하여 결승 토너먼트 진출을 이루지 못했다.

 

 그야말로 축구는 무엇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

 

 필자의 머리 속에서 가장 있을 수 없었던 것이 일어난 이상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도 놀라지 않을 것 같다. 터키가 우승하더라도 말이다.



[경기 골 장면]

  1. 마스터즈 골프 토너먼트가 열리는 곳. [본문으로]
  2. 일본 고교 야구 전국 토너먼트가 열리는 곳. [본문으로]
Posted by 渤海之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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