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number.goo.ne.jp/soccer/world/euro2008/20080523-1-1.html

저자: 쿠마자키 타카시

사진: 아카기 신지


 유로 본선 조 추첨이 끝난 다음 날. 독일의 [Die Welt]지는 거리낌없이 글을 써 게재하였다.

 

 [호수가 보이는 아름다운 추첨 회장에서 독일의 뢰브 감독은 여러가지 대접을 받았다. 빈 소년합창단에 호세 카레라스의 멋진 노랫소리. 하지만 가장 큰 환대는 조 예선의 상대 팀들이었음에 틀림없다. 우리들은 운 좋게도 폴란드, 크로아티아, 오스트리아와 시합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졌으니까]

 

 저 무뚝뚝하다는 독일 사람들도 웃음을 멈출 수가 없는 모양이다. 이탈리아 사람이라면 너무 기뻐서 천정에 머리를 부딪혔을 것이다.

 

 독일은 낙승 무드로 흘러 넘쳤다. 하지만 예전의 스트라이커 비어호프는 그런 낙승 무드에 일갈하였다.

 

 크로아티아는 우리들에게 있어 거북한 상대다. 그들과의 시합은 전투라는 표현이 강조된 공격적인 것이 될 것이다

 

 그의 머릿속에 10년 전의 아픔이 되살아났을 것이다.

 

 양 팀이 격돌하였던 것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8.

 이 당시의 독일은 크로아티아를 4강으로 이어지는 길의 바닥에 떨어진 작은 돌멩이 정도로밖에 보지 않았었다. 크로아티아는 막 태어났을 뿐인 신흥국으로, 독일은 유로96 8강전에서도 크로아티아를 물리쳤었다. 3번의 세계 제패를 자랑하는 긍지 높은 독일이 그런 소국에게 질 턱이 없었다. 텔레비전의 여론 조사에서도 70%이상의 사람들이 4강 진출을 낙관하고 있었다.

 

 이 일전을 앞두고, 포크츠 감독은 구약성서의 한 에피소드를 인용하여 매스컴을 통해 선수들에게 말을 하였다.

 

 [거인 골리앗이 작은 다윗에게 진 적도 있다]

 

 낙관론이 흘러 넘칠 정도였기에 방심을 경계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이 한마디가 그렇잖아도 투쟁심 왕성했던 크로아티아를 자극해 버리고 말았다.

 

 악몽의 90분이 시작되었다.

 

 독일 사람들은 골을 기대하면서 자택이나 야외 스크린 앞에서 맥주를 위장에 털어 넣고 있었다. 하지만 환희의 순간은 아무리 기다려도 오질 않았다. 그리고 40, 아나운서가 '!'하고 절규했다. 수케르를 차 쓰러뜨린 뵈른스(Christian Wörns)에게 레드 카드가 주어졌다. 그 충격에서 채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전반 종료 직전, 이번엔 야르니(Robert Jarn)의 미들 슛이 독일 골 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때의 놀람, 초조, 분노가 뒤섞인 심경을 어느 기자가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싸워라 독일!! 챔피언이 이런 숲 속에서 막 기어 나온 팀한테 진다고!? 10명이라도 그런 것은 있을 수 없어!!”

 

 개막하기 전부터 창조력 결여를 지적 받고 있던 독일은 퇴장자가 나왔고 거기에 선취 당하여 궁지로 몰렸다. 종반으로 향함에 따라 포워드를 계속 투입하여 강공을 펼쳤지만 그럴 때마다 역습을 당했다. 끝나고 보니 0 3이라는 대패를 당하고만 것이다.

승리한 블라체비치(Miroslav Blažević) 감독은 말하였다.

 

 소국이라 무시당하여 투쟁심이 생겼다. 포크츠에게는 감사한다

 

 독일은 창피를 당하였고 이긴 크로아티아는 건국 이래 최고의 환희에 휩싸였다. 당연히 뒤끝이 남았다. 퇴장 판정에 대한 찬불양론. 독일 선수들은 불만을 감추려고 하지도 않았다. 사실 수케르는 연기가 뛰어난 것으로도 유명했었으니까.

 

 추첨 결과를 보고 [남 독일 신문] 1998년 프랑스 대회의 득점왕 수케르에게 직접 가서 옛 상처를 들추고자 하였다.

 

 그 판정은 여전히 독일에서 유명합니다만 당신은 지금도 퇴장이 타당한 것이었다고 생각합니까?

 

 수케르는 곧바로 대답하였다.

 

 잠깐 기다려! 뵈른스는 내 무릎을 노골적으로 찼다. 때문에 나는 대회 후 오랫동안 무릎 때문에 고생했다구”

 

 1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도 프랑스 대회의 싸움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크로아티아는 이번 예선 마지막 시합에서 잉글랜드를 눈물의 바다로 빠뜨렸다. 참고로 이때도 잉글랜드 미디어의 쓸데없는 도발이 역시 화근이 되었다. 크로아티아는 위험한 팀. 멋모르고 자극하지 않는 편이 좋을 것이다.

Posted by 渤海之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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