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number.goo.ne.jp/soccer/world/euro2008/20080521-1-1.html
저자: 쿠마자키 타카시
사진: 타카스 츠토무
네덜란드와 이탈리아는 물과 기름 같다. 토탈 풋볼을 발명하여 축구에 혁신을 가져온 네덜란드 사람들은 기능미 넘치는 게임을 하는 것에 무상의 기쁨을 느낀다. 힘겹게 클리어를 해버린 선수에게는 관객석에서 “제대로 된 축구를 해!”라는 호된 질책이 쏟아질 정도다. 과정에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네덜란드 사람이라면, 카테나치오의 나라 이탈리아의 사람들은 결과만을 요구한다. [아름다운 플레이를 했지만 졌다]라는 게임이란 그들에게 있을 수 없다. 이기지 못하면 아름답지 않기 때문이다. 축구 철학에 있어서 이렇게까지 차이가 나는 나라도 드물다. 하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다. 어느 쪽이건 승부차기에 약하다는 것이다. 포르투갈에서 개최된 2004년 대회. 네덜란드는 8강에서 스웨덴을 승부차기 끝에 물리치고 4강으로 진출하였다. “이걸로 우승한 거나 마찬가지다!” 필자의 옆에 있던 패트릭이라는 이름을 가진 청년이 목소리 높여 우승을 선언했다. “3대 0으로 쓸어버릴 것이다” “승부차기라는 부조리한 룰이 없었다면 우리들은 몇 번이나 우승했었을 것이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자주 이런 말을 한다. 하지만 이탈리아 사람들도(필시 잉글랜드 사람들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 1982년 에스파냐 월드컵을 제패한 이래, 그들은 월드컵에서 3대회 연속으로 승부차기 끝에 물러났다. 그런 네덜란드와 이탈리아의 대결로 잊을 수 없는 것이라면 역시 2000년 대회 4강전이다. 개최국의 하나였던 네덜란드는 조 예선을 전승으로 통과하였고, 8강전에서도 유고슬라비아를 6대 1로 격파. 우승 후보 No.1에 어울리는 실력을 보여 주었다. 6월 29일. 한쪽 면이 전부 오렌지 색으로 물들은 암스테르담 아레나에서 그들은 이탈리아를 쉽게 물리치는 듯이 보였다. 처음부터 거센 파도와 같은 기세로 공격에 나섰고, 34분에는 참브로타의 퇴장으로 인해 수적으로도 우위가 되었다. 하지만 시합은 이때부터 기묘한 전개를 보인다. 10명이 되어 궁지에 몰렸을 터인 이탈리아가 어째서인지 약동하기 시작했다. 수비만 하고 있어도 좋다는 [대의명분]을 얻었기 때문일까? 골 문 앞을 지키고 있는 네스타나 말디니의 표정에는 네덜란드의 공격을 받을 때마다 용맹함이 더해갔다. 이런 것이 이탈리아가 이탈리아인 이유일 것이다. 곧이어 당치않게도 그들은 호각에 가까운 전개로 만들었다. 네덜란드에게 있어서는 그야말로 악몽이었다. 이탈리아의 끈질김은 굉장했지만 38분과 65분에 얻은 페널티 킥 중 하나라도 넣었더라면 이길 수 있었을 터였다. 하지만 명수 F. 더 부르, 대회 득점왕에 빛난 클라위버르트가 연속해서 실패. 스스로의 목을 졸라 버렸다. 정규 90분 거기에 연장 30분을 끝냈어도 골은 나오지 않았고 승부는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그리고 패한 것은 네덜란드였다. 4명중 3명이 실패하는 거짓말 같은 결말로 끝난 것이다. 패배한 직후. 대표팀 은퇴를 표명하고 있었던 베르캄프는 어깨를 떨구며 말을 남겼다. “어째서 네덜란드가 승부차기에서 이길 수 없는지 나는 모르겠다. 이러한 패배는 처음이 아니며 아마 마지막도 아닐 것이다. 바보 같은 게임이다. 내 자신을 탓할 수 밖에 없다” 그때부터 8년. 양국은 오래간만에 다시 만난다. 칸나바로와 판 니스텔로이라는 레알 마드리드 팀 동료끼리의 대결이 주목을 모으는데, 한가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승부차기로 가지 않는다는 것. 네덜란드도 암스테르담의 비극을 떠올리는 일 없이 싸울 수 있을 것이다.
는 시합 전의 큰소리와는 반대로 박빙의 승리. 원래대로라면 “이런~이런~”과 같은 결과에 그가 날뛰듯이 기뻐한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승부차기에서 이겼다 – 네덜란드에게 있어서는 그것 자체가 역사적인 쾌거였기 때문이다. 과거 월드컵과 유로 본선에서 승부차기 전적은 4전 전패. 장년의 저주가 풀렸기 때문에 청년이 날뛴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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