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portsnavi.yahoo.co.jp/soccer/eusoccer/0708/eucup/column/200803/at00016674.html
저자: 와타나베 마사유키
■ 챔피언스 리그 8강의 쾌거
클럽 사상 처음으로 챔피언스 리그 8강에 진출한 페네르바체
"페네르바체가 세비야에서 서사시를 썼다"
3월 4일 유럽 챔피언스 리그 결승 16강에서 세비야와 승부차기 끝에 승리하여 8강으로 진출을 결정한 다음날, 지역 미디어는 이럴 때의 상투문구인 [서사시]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페네르바체의 승리를 칭송하였다.
이 표현은 특별한 승리를 손에 넣었을 때 사용되는데, 페네르바체가 이번 시즌에 쓴 승리의 서사시는 지금까지 4번째. 챔피언스 리그 첫 시합인 인테르나치오날레와의 시합, 조예선 돌파를 결정지은 CSKA 모스크바와의 시합, 세비야와의 1차전 그리고 이번이다.
이중 팬들에게 있어서 가장 장대한 서사시가 된 것은 바로 클럽 사상 첫 챔피언스 리그 8강을 결정지은 세비야와의 2차전이다. 골 뒤편에 자리잡은 서포터 그룹 '겐치페네르바흐첼리에르(Genç Fenerbahçeliler) 1의 멤버인 톨가 씨(氏)는 세비야와의 승리를 음미하며 말했다.
“지금까지 챔피언스 리그에 출장하더라도 언제나 패배뿐이었다. 너무도 허탈하고 분해서 운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랬던 나의 팀이 유럽 8강에 진출한 것이다. 진출이 결정되었을 때는 기쁨을 넘어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단지 눈물이 흐를 뿐이었다”
세비야와의 시합 후에는 너무 흥분한 나머지 심장마비를 일으켜 팬 1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뉴스도 흘렀다. 넋이 나가고 눈물이 흐르며 생명을 잃을 정도로 페네르바체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있어서 챔피언스 리그 8강은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바라던 것이었다. 그리고 이 환희에 넘친 서사시를 쓰는데 깊이 관여하여, 자신에 대한 평가를 크게 바꾼 것이 감독인 지쿠이다.
■ 약진의 그림자에 있는 지쿠 감독의 성장이라는 것은?
세비야와의 시합 후.
첫 리그 시합이 된 3월 9일 베스텔 마니사스포르(Vestel Manisaspor)와의 시합. 홈에서 열린 이 시합에는 유럽의 8강팀을 보고자 하는 약 5만 명의 팬이 스타디움으로 발을 옮겼다. 관중석에는 수많은 현수막이 걸려 팀을 절찬하는 메시지를 전해주었다. 그 중에는 지쿠에 대한 메시지도 있었다.
[브라질 축구의 메신저이며 위대한 사나이인 지쿠를 우리들은 사랑하고 믿으며 또한 의지하고 있다]
팬들의 지쿠에 대한 애정은 이것만이 아니다. 시합 전에는 관중석의 모든 팬들이 일어나 외쳤다.
[I Love You! Zico]
여태까지도 몇 번인가 이 콜을 들은 적이 있지만 외쳤던 것은 일부의 팬 뿐으로, 스타디움 전체가 외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더욱이 이 외침에 지쿠가 로커룸에서 나오지 않자 팬들은 몸을 풀고 있던 터키 선수인 주장 세미히(Semih Şentürk) 2에게 이렇게 외쳤다.
“세미히! 지쿠를 여기로 데리고 오라고”
지쿠가 팬들에게 진정으로 사랑 받는 순간이었다. 클럽 창설 100주년 기념이 된 지난 시즌에는 국내 리그에서 우승하였지만 챔피언스 리그 16강이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던 페네르바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던 지쿠는 큰 비판을 받아, 감독 경험이 적었던 것도 있어 '견습'이라는 말까지 들었다. 이번 시즌도 초반에 실수를 많이 하여 팬들에게 관두라는 야유까지 받던 지쿠가 지금은 팬들의 마음을 꽉 쥐고 있다. 반년 전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광경이다.
챔피언스 리그 8강이라는 결과로 인하여 지난 시즌과는 정반대로 존경을 받는 존재가 된 지쿠. 그렇다면 지난 시즌까지의 그와 도대체 뭐가 바뀐 것일까?
지역 텔레비전 국인 NTV에서 페네르바체를 담당하고 있는 한 기자는 지쿠의 지난 시즌과의 차이에 대해서 '유연성'과 '경험'이라는 2개의 키워드를 가지고 설명한다.
“지쿠가 지난 시즌과 달라진 것은 확실하다. 실패하여도 거기에서 교훈을 얻고 다음에 그것을 살릴 수 있는 유연성이 생겼다. 지난 시즌의 경험을 올 시즌에 살리고 있는 것이다. 여러가지를 흡수하여 지쿠는 성장하고 있다. 그것이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이제 와 생각해 보면 지난 시즌의 실패는 아주 쓸모 없는 것이 아니었다”
로테이션 제도를 채용하여 후보 선수의 향상심을 유지시키거나, 시합 중에 언제나 한 발 늦던 작전이 적극적이 되는 등 전술, 전략면에서의 변화도 생겼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극적인 변화가 지쿠의 발언이나 자세 속에서 볼 수가 있다.
이번 시즌 지쿠는 이겨도 내용이 나쁘면 그것을 인정하는 발언을 하게 되었다.
“이 시합의 결과를 앞으로의 교훈으로 살리지 않으면 안 된다”
지난 시즌은 나쁜 면이 있어도 결코 그것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랬던 지쿠가 이번 시즌은 내용이 나쁜 시합에서 얻은 교훈을 살려 팀을 개선하고, 감독으로써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지쿠는 선수에게서도 필요한 경험을 흡수하려고 하고 있다.
이번 시즌 급성장을 한 우울(Uğur Boral) 3은 챔피언스 리그 출장만 100시합이 넘는 경험을 가진 호베르투 카를루스(Roberto Carlos)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며 지쿠의 에피소드도 알려주었다.
“지쿠조차 ‘나도 카를루스에게 많은 것을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내가 배우지 않을 이유가 없다”
실수에서 배우며, 선수에게서도 필요한 것을 흡수하고자 하는 지쿠의 유연성. 이것은 지난 시즌에 볼 수 없었던 것이다. 이것이 TV의 페네르바체 담당자가 지적하는 지쿠의 성장이며 전술면에서의 개선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 1년을 들여 만든 팀으로써의 단결
산타나 피지컬 코치(오른쪽) 등, 지쿠를 지탱하는 시스템이 구축된 것도 약진의 요인으로 들 수 있다.
지금까지는 감독으로서 성장한 지쿠에 대해서 적어왔는데, 그것만이 클럽의 사상 첫 챔피언스 리그 8강을 가져다 준 것은 아니다. 지쿠의 이념이 1년이라는 시간을 거쳐 팀에 침투한 것도 요인중의 하나이다.
지쿠의 이념이라는 것은 축구 전술적으로는 쇼트 패스를 이어가는 스타일이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축구나 시합에 임하는 자세이며, 정신적인 것이다. 지쿠는 세비야와의 시합 후에 '캐릭터'라는 말을 사용하여 이것을 설명하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들이 하나의 캐릭터를 가진 팀이 된 것이다. 초반에 개인적인 미스로 인하여 실점을 하기는 하였지만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고 싸웠다. 자신들을 믿고, 자신들의 플레이를 보여주었으며 그리고 시합을 컨트롤할 수 있었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자세에서 자신들의 힘으로 시합을 바꾸는 강함을 보여준 것이다”
지쿠는 항상 선수들에게 '자신에게 엄격하며 승리에 굶주린 마음으로 온 힘을 다하는 것'을 원해왔다. 지난 시즌은 이기고 있는 시합에서도 집중력이 모자라 동점을 허용하는 등 허술함이 눈에 띄었지만, 지쿠의 이념이 침투한 올 시즌의 팀에 더 이상 허술함은 없다. 시합 중에 허술함을 보여 지쿠에게 미움 받아 벤치에서 혼난 경험도 있는 우울의 말에서 지쿠 이념이 얼마만큼 침투해 있는 지를 엿볼 수가 있다.
“감독이 원하는 엄격함을 계속 유지할 수 있었기에 우리들은 이 성공을 손에 넣을 수가 있었다”
이 말에서는 지쿠 이념의 침투와 함께 선수들이 가진 지쿠에 대한 신뢰도 엿볼 수 있다. 감독이 바라는 것을 하면 패배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지금의 팀에는 있다.
1년이라는 시간은 지쿠와 선수가 신뢰관계를 쌓은 것만이 아닌, 코치진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충분한 시간이기도 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이 피지컬 코치인 산타나(Moraci Sant'anna)와 스카우팅을 담당하는 옌데르(Zeki Önder Özen) 코치의 존재이다.
지쿠가 코치를 신용하는 자세는 지난 시즌부터 변하지 않고 이어진 것이지만, 올 시즌은 코치가 지쿠의 의향을 이해하게 된 것이 크다. 마테야 케주만은,
“지금은 내가 빨리 달릴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만큼 컨디션이 좋다. 산타나는 시즌 전과 중단되었을 때의 캠프에서 굉장히 힘든 훈련 방식을 선택하였다. 그것이 지금 도움이 되고 있다. 산타나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고 컨디션이 좋다는 것과 함게 산타나에 대한 감사를 표시하였다. 지난 시즌에는 컨디션이 무너져 종반에 퍼포먼스가 떨어졌지만 이번 시즌은 그럴 낌새도 보이질 않는다.
스카우트에서도 변화가 있다.
세비야와의 시합에서의 승부차기에서 볼칸(Volkan Demirel)은 3번 막았는데, 이는 모두 옌데르 코치의 데이터가 도움이 되었다고 볼칸은 말한다. 또한 세비야와의 시합 전에 세비야의 히메네스 감독이 이스탄불에 시찰을 하러 왔던 것을 들어, '어째서 지쿠는 세비야에 가지 않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미디어에서 나왔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 지쿠는,
“코치진에는 각각의 임무가 있다. 16강까지 온 것은 이 시스템이 기능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적어도 세비야의 시합을 15시합은 보았으며, 우수한 옌데르 코치에게 필요한 정보를 얻고 있다”
며 코치에 대한 두터운 신뢰를 보냈다.
지쿠와 선수의 관계, 지쿠와 코치의 관계, 코치와 선수의 관계는 강한 신뢰관계로 맺어져 있다. 1년간의 경험으로 하나의 팀, 싸워나가기 위한 조직이 되어 있는 것이다. 브라질 출신 선수가 많은 팀 속에서 별다른 문제 없이 팀의 분위기가 좋은 것은 이러한 관계가 확실히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 “페네질리아”를 가능케 한 팀의 경제력
약진을 지원한 클럽 경영의 수장도 잊어서는 안 된다. 회장인 아지즈.
지쿠의 변화와 팀의 변화를 성공의 요인으로 들었지만, 오랜 시간을 들여 착실히 노력해 온 클럽의 자세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의 회장인 아지즈 율드름(Aziz Yıldırım)은 이번 3월로 회장 11년째를 맞이하였다. 그는 이 10년간 페네르바체를 세계의 빅클럽으로 만들기 위해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그 중 많은 것을 성공시켰다. 특히 경제적인 성공이 눈에 띄며, 그 성과는 페네르바체의 예산을 보면 한눈에 알 수 있다. 1998년에 1600만 달러였던 예산은 2008년에는 1억 8400만 달러까지 커졌다. 클럽의 경제적 기반을 확실히 다져놓았기 때문에 호베르투 카를루스를 필두로 한 높은 레벨의 선수 보강을 가능케 한 것이다.
페네르바체의 멤버를 보면 브라질 출신이 눈에 띈다.
터키 국적을 취득한 아우렐리오(Mehmet Aurélio), 베데르손(Wederson)을 포함하면 그 수는 6명이 된다. 우루과이 출신인 루가노(Diego Lugano), 칠레 출신인 말도나도(Claudio Maldonado) 등 브라질에서 플레이 한 경험이 있는 둘을 포함하면 브라질과 상관 관계가 있는 선수는 8명이나 된다. 이 때문에 현재 페네르바체는 터키어로 브라질을 의미하는 '브라질리아'를 합쳐 만든 조어 '페네질리아'라 불리고 있다. 이 '페네질리아'를 만든 지쿠 주도의 보강도 성공 요인의 하나인데, 그런 보강을 가능하게 한 것도 클럽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 더 나은 성공을 목표로
클럽, 팀과 함께 성장하여 결과를 남긴 지쿠.
더 나은 성공을 기대하는 미디어에게서 '페네르바체에게 있어서 결승은 꿈인가?'라는 질문이 나왔는데, 이에 대하여 지쿠는 냉정한 자세를 관철하고 있다.
“나는 언제나 가장 높은 곳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결승에 가기까지 아직 4시합이 남아있다. 이렇게 시합이 남아있는데 '목표는 결승으로, 우리들은 이것을 이룰 수 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 꿈은 품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과 엄격한 자세로 임할 필요가 있다”
취임 시.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할 수 있다”
고 말했던 지쿠와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뜻은 높은 곳에 두지만 챔피언스 리그에서 싸우는 것의 어려움을 경험하였기에 더 이상 가벼이 말 하지 않는다. 자기들이 가진 힘과 입장을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 거기에서 지쿠의 커다란 야망을 엿볼 수 있다.
“우리들이 8강에 이르기까지 걸어온 길은 험난했다. 그렇지만 이 위치를 다음 시즌 이후에도 유지하는 것은 더 중요하고 어렵다. 다음 시즌 이후도 이 위치를 유지하고 더욱 위로 올라가는 것이 중요하다. 내 목표는 이 팀에 더욱 멋진 나날들을 가져오는 것으로 그것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이번 시즌도 지금까지 맛본 적이 없던 많은 경험을 한 지쿠와 페네르바체.
당연히 성장 도중이기 때문에 실패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받아들여 자신들의 밑거름으로 하는 자세가 있기에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지쿠의 계약이 연장될지 어떨지는 아직 미정이지만, 올 시즌 남은 시합도 포함하여 다은 시즌은 더욱 성장한 지쿠와 페네르바체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앞서 언급한 지역 TV의 페네르바체 담당자는,
“미디어는 성공하여도 쓴 말을 하기는 하지만, 지금은 팀과 지쿠의 성장을 즐기고 있다”
고 말하였다.
지쿠와 페네르바체가 앞으로 어떤 서사시를쓸 것인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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