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첼시는 난적 바르셀로나와 시합을 앞두고 있다. 4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드로그바와 같은 선수가 조연에 전념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계기가 된 것은 지난 시즌 비에이라나 에두 등의 주력이 이적했기 때문이다. 팀은 중반의 구멍을 판 페르시나 파브레가스, 흘렙으로 메우려하였지만 어린 선수들을 주력으로 싸워나갈 수 있을 정도로 챔피언스리그는 만만하지 않다. 방제는 공격력이 떨어질 것을 각오하고 시스템을 4-5-1로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것이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내놓았다. 전력이 떨어졌을 터인 아스날은 토너먼트를 치고 올라가 마지막에는 바르셀로나와 결승전에서 맞붙었다.
이런 쾌거가 어째서 가능했을까?
4-5-1이라고 하여도 앙리는 톱에서 기다리기만 하지 않았다. 중반까지 내려와서 볼을 받거나 스스로 공격을 지휘해가는 “자급자족”을 해냈다. 비슷한 변화가 수비에서도 일어났다. 비에이라가 이적한 손실을 최소한으로 억제하기 위해 앙리는 MF와 일체가 되어 압박을 걸게 되었다.
확실히 시스템은 4-6-0과 같이 되었지만 [6]이 확실히 기능한다며, 이것은 이대로 공수의 강력한 무기가 된다. 임시방편이었다고는 하여도 MF진이 완벽히 연동하는 새로운 스타일은 아스날에 광명을 가져다주었다.
이러한 일련의 변화를 눈앞에 두고 떠오른 것이, 베르캄프의 코멘트였다.
2004년 1월 인터뷰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예언]했다.
[티에리는 초일류의 스트라이커이지만 크로스를 올리는 것도 가능하며 1.5열에서 찬스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그 뿐만이 아니다. 수비를 할 때는 MF의 위치까지 내려와 백업도 하며 거기서부터 패스를 하거나 드리블을 하여 공격의 시발점이 된다. 더구나 이러한 플레이를 시합 내내 할 수 있다. 이제부터는 CB을 제외한 선수 전원이 유연성 있는 플레이를 요구받는다. 티에리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미래의 축구를 몸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번 시즌의 아스날은 4-4-2로 돌아갔지만 Topless의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라고는 하여도 일부러 선택한 결과는 아니다. 올 시즌은 앙리가 부상. 알리아디에르나 아데바요르는 앙리의 발끝에도 미치지 않기 때문에 방제는 제대로 된 스트라이커가 한 사람도 없는 상황에 몰렸다. 아무리 새로운 스타일을 발견했다고 하여도 이래서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그리고 아스날은 PSV에게 패하고 말았다.
그러나 Topless의 불씨는 챔피언스리그에서 아직 꺼지지 않았다. 아스날과 일맥상통하는 팀은 확실히 나타나고 있다.
첫손가락으로 꼽혀지는 것은 로마다.
몬테라가 풀햄으로 이적했기 때문에 현재는 토티가 “센터포워드"를 맡고 있다. 아스날의 스트라이커가 중반으로 내려온 것과는 반대로 로마의 [10번]은 원 톱으로 올라갔다.
더구나 올 시즌의 로마 중반은 아스날보다도 연동성이 높다. 리옹과의 1차전은 장관이었다. 중반의 오픈 플레이에서도 TV 모니터에는 15~6명의 필드플레이어가 비쳤다. 이는 상대인 리옹도 비슷한 스타일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었지만 조직력과 운동성은 그야말로 경이적이었다.
로마와 시합을 앞 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도 Topless화는 진행되고 있다. 루니, 호나우도, 사하가 전개하는 공격은 판 니스텔로이가 톱에서 위치했을 때보다도 훨씬 스피디하고 파괴력이 넘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리버풀.
베니테스는 잉글랜드 식의 4-4-2와 에스파냐 식의 4-5-1을 나누어 사용하고 있는데 고전적인 센터포워드에게 의존하고 있지 않다. 벨라미와 카이트의 본직은 어디까지나 윙이다.
이들 팀에 비교하자면 센터포워드에 의존하고 있는 팀은 왠지 고전적이다. 그뿐만 아니라,실제로도 챔피언스리그에서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 나쁜 예가 레알 마드리드이며 인테르나치오날레일 것이다. 밀란이나 바이에른, 첼시는 생존했지만 역시 전율이 인다거나 매력이 껴지질 않는다. 밀란은 질라르디노나 인자기에게 의존하기 보다는 과감히 카카를 톱에 세워두는 편이 훨씬 무서운 팀이 되지 않을까하고도 생각한다. 황당무계한 생각이라고 비웃지 마시기를. 로마는 그것과 똑같은 일을 해서 성공하고 있으니까.
물론 우수한 스트라이커가 불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리옹이나 릴의 공격진에게도 조금 더 능력이 있었다면, 로마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이겼을 가능성은 있다. 앙리의 컨디션이 나빴던 것은 어쩔 수 없었다고 하여도 적어도 판 페르시만이라도 이용했다면 아스날이 PSV에게 이길 수도 있었을 것이다.
공격이 센터포워드에게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은 중반보다도 앞에 위치하는 전원이 일류 스트라이커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단 뛰어난 스트라이커는 자기중심이나 개성도 강하다. 그렇다는 것은 개인플레이로 치닫게 된다. 그렇다면 공격력의 유지와 선수의 연동성은 어떻게 양립하면 좋은 것일까?
답은 이미 모리뉴가 발견했다.
[센터포워드를 팀에 완전히 매몰시킨다]는 것에 이르게 된 것이다.
드로그바는 경이적인 스트라이커이지만 예전의 모리뉴는 그를 단순한 [장기말]로써 취급했다. 드로그바가 얼만큼 [매몰]되었는지는 04-05시즌 팀 득점왕이 램퍼드였던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러면서도 첼시는 무서울 정도의 파괴력을 감추고 있었다. 일류의 FW를 갖추면서도 “Topless”를 철저히 해 가면, [Topfull = FW나 MF가 일체가 되어 밀도 높은 공격을 시도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로번은 당시를 이렇게 증언했다.
[첼시에는 베컴도 호나우도도 없다. 모리뉴가 그러한 선수를 획득하길 거부했기 때문이다. 첼시에는 일류 선수가 있지만 그들은 “스타”가 아니며 스타 같은 행동을 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누구나 죽을 각오로 플레이할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올 시즌 첼시에 솁첸코와 발락이 가입한 것은 명백히 [후퇴]이지만(드로그바가 활약하는 것은 팀의 힘이 저하한 증거이다), 센터포워드를 매몰시켜간 모리뉴의 수법은 수비를 할 수 없는 FW는 불필요하다는 생각도 침투시키게 되었다. 관련해서 말하면 축구의 Topless화는 [수비적인가 공격적인가]라는 논의도 불필요한 것으로 만들었다. 더 이상 “수비가 단단한 팀”이라는 것은 선수들이 물러나 지키는 소위 “수비적인 팀”을 지칭하지 않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상징되듯이 오히려 공격진부터 나서서 압박을 하는 편이 실점을 적어지게 되었다.
올 시즌은 전술의 경향성을 보기 힘들다고들 한다. 4-3-3으로 선풍을 일으켜 온 모리뉴와 레이카르트가 예전만 못한 것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정체되어있는 듯 하여도, 축구계는 착실히 진보하고 있다.
과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리버풀, 로마와 같은 팀이 승승장구하여 새로운 트렌드를 이어나갈 것인가? 아니면 첼시나 밀란, 바이에른과 같은 구세대의 힘에 굴복할 것인가.
챔피언스리그를 이러한 시점에서 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일 것이다. 이것은 일본 대표팀과도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니까.
'일본웹번역 > 축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프링스의 유벤투스 이적이야기 (0) | 2007.04.12 |
---|---|
네덜란드를 떠받치고 있는 육성 피라미드 (0) | 2007.04.12 |
낭떠러지에서 멈춘 이탈리아 (0) | 2007.03.30 |
최고레벨의 시합을 보는 방법 (0) | 2007.03.28 |
통쾌한 톨루카의 밤 -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톨루카 VS 보카 후니오르스 (2) | 2007.03.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