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룩셈부르구'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01.12 용맹과감한 전사 - 펠리피 멜루 by 渤海之狼
  2. 2006.03.20 라울과 호나우두의 논쟁에 대하여 by 渤海之狼
  3. 2006.03.10 갈락티코의 종언 by 渤海之狼

출처: http://www.ocn.ne.jp/sports/soccer/soccer081216_1.html
저자: 마리오 테네라니
일본어 번역: 오가와 미츠오

 2005년 체사레 프란델리(Cesare Prandelli) 감독 취임에 맞추어 이탈리아의 강호 피오렌티나는 [2010년 이후에 스쿠데토를 노릴 수 있는 팀 만들기]를 목표로 장기적인 강화 계획을 진행시켜 왔다.

 지난 시즌은 4위가 되어 올 시즌 챔피언스 리그 출전권을 확보. 9년 만에 유럽 최고봉 무대로의 도전권을 얻은 클럽은 올 여름 5000만 유로(약 907억 원)라는 거액을 투자하여 대형 보강에 나섰다. 획득한 총 12선수 중에는 민완 GM 판탈레오 코르비노(Pantaleo Corvino), 프란델리 감독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게 만드는 한 명의 MF가 있었다. 펠리피 멜루(Felipe Melo de Carvalho), 25살. 지난 시즌 에스파냐에서 크게 활약한 [축구 왕국산]의 유망주이다.

 대형 보강의 주인공이 일찍부터 에이스의 자리를 부동의 것으로 한 알베르토 질라르디노인 것은 틀림이 없다. 그러나 F. 멜루도 개막부터 DMF의 자리에서 부동의 레귤러로서 활약. 장기인 다이나믹한 플레이로 공수양면에서 절대적인 존재감을 발휘하여 지금은 질라르디노와 맞먹는 높은 평가를 얻고 있다.

 끝없는 투쟁심과 거친 플레이 스타일로 인해 예전 피오렌티나에서 활약한 같은 나라의 선배 둥가의 재림이라고도 칭해지는 펠리피 멜루. 피오렌티나를 더욱 높은 곳으로 인도하기 위해 그리고 우연하게도 그 둥가가 감독을 맡고 있는 브라질 대표팀 입성의 꿈을 이루기 위해 - 용맹 과감한 ‘전사’는 앞으로 전진한다.

클럽의 일체감에 큰 매력을 느꼈다.

- 이탈리아의 땅을 밟은 지 5개월. 이젠 피렌체에서의 생활이 익숙해지셨나요?

 굉장히 쾌적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 지난 시즌 생활했던 알메리아는 작고 아담한 항구마을로 굉장히 분위기가 좋은 곳이긴 하였지만 피렌체 쪽이 마음 편하더군. 생활하기에 불편한 것이 아무 것도 없으며 관광도시이기도 한 이곳은 언제나 활기가 넘쳐. 나는 히우지자네이루 출신. 역시 번화한 곳이 좋더라구.

- 도시 중심부에 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그것도 번화한 것이 이유?

 관광지로 유명한 미켈란젤로 광장 가까운 곳에 살고 있지. 조금 높은 언덕에 있는 집으로 거기에서는 피렌체 시내가 한 눈에 들어와. 언제나 최고의 광경을 즐기고 있지. 그 중에서도 야경의 아름다움은 정말 최고다.

- 그렇다면 서포터에게 얼굴 팔리는 것도 많겠네요?

 확실히 그렇기는 하지만 힘들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렇기는커녕 오히려 기쁘더군. 나가면 곧바로 알아보고는 “차오 멜루!”하고 인사를 받거나 “열심히 해!”하고 격려의 말을 듣거나 한다. 피렌체 서포터의 열정은 장난이 아니잖아. 그들에게 직접 격려의 말을 들음으로 책임감을 가질 수 있으며 “좋아 해 주마!”하는 투쟁심도 불러일으켜 준다. 즉 서포터와 접하는 것은 나에게 있어 모티베이션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것이지.

- 과연… 피렌체의 거리와 서포터. 그러한 요소가 피오렌티나로의 이적을 결심하게 만들었다는 것은 정말인 듯 하군요.

 응. 이적이 정식으로 결정되기 전에 한 번 스타디움에서 시합을 본 적이 있는데 서포터의 열광적인 모습에는 정말 놀라게 되더군! 시합은 제쳐두고 그들의 열정이 담긴 응원에 흠뻑 빠질 정도로 감동하였어. 선수, 감독, 프런트 그리고 서포터. 피오렌티나라는 클럽의 일체감에 커다란 매력을 느꼈다.

- 그렇다면 코르비노 GM의 열렬한 권고도 그다지 필요가 없었겠군요.

 아니 아니 그에게는 정말 고마워하고 있어. 몇 번이나 알메리아로 직접 찾아와 준 코르비노의 존재가 있었기에 나는 피오렌티나로 오게 된 것이지. 그의 권유가 없었다면 나는 아직 에스파냐에서 플레이하고 있었을 터이다.

- 프란델리 감독도 입단 전부터 당신을 높게 평가하고 있었던 듯합니다.

 굉장히 영광스러운 일이지. 지난 시즌까지 나는 에스파냐에서야 조금 이름이 알려졌지만 국제적인 지명도는 결코 높지 않았어. 그들은 그런 나를 높게 평가해 주었다. 기쁘지 않을 턱이 없잖아? 처음 프란델리 감독과 만났을 때도 ‘자네야말로 내가 찾고 있던 선수다’라는 고마운 말을 들었다. 의욕이 한층 더 높아진 것을 지금도 확실히 기억한다.

- 당신이 보기에 프란델리는 어떤 감독인가요?

 말 그대로 [지도자]. 예를 든다면 선생님 타입이라고 생각한다. 플레이에 관한 세세한 설명이 뛰어난 것은 물론이며 우리들 선수에게 언제나 성실하게 대해줘. 감독에게도 여러 타입이 있지만 프란델리 감독은 무턱대고 명령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선수와 동등한 시선으로 무엇이든 세심하게 가르쳐 주지.

- 감독이 그러한 인물이라는 것은 당신들 선수에게 있어서 역시 중요한 것인가요?

 중요라는 말로 끝낼 수 있는 게 아니야. 결정적인 요소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지. 말하는 상대나 상황에 따라 말하는 것이 다른 인간들 있잖아? 그런 타입 나는 정말 혐오한다. 감독은 역시 정당한 인물이 아니면 안 되지. 그래 프란델리와 같이 선수를 차별하지 않고 대해주는 사람 말이야. 팀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선수라도 컨디션이 나쁘면 선발멤버에서 제외하는 그 정도의 공정함을 가진 감독이 아니면 안심하고 함께 갈 수 없지. 그런 의미에서도 프란델리는 이상적인 지휘관. 평소에 그와 함께 연습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실한 하루를 보냈다. 조금 실력이 늘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대신할 수 없는 선수가 될 생각이다.

- 지금부터는 당신의 커리어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 괜찮겠습니까?

 물론. 편하게 말하시길.

- 프로 데뷔를 장식한 것은 브라질의 명문 플라멩구. 충격적인 데뷔전이였다고 들었습니다.

 잘 알고 있네. 내 데뷔전이지만 정말 자랑스런 데뷔전이었지(웃음). 벌써 7년 전의 일이지만 지금도 믿을 수 없을 정도야. 당시 나는 18살. 시합 종료 10분전에 필드로 보내져 무려 퍼스트 터치에 골을 넣었다구! 더구나 팀을 2부 강등의 위기에서 구하는 천금의 값어치가 있는 골을 말이야. FW이지도 않은 내가 데뷔전에서 그것도 1부 잔류가 걸린 중요한 일전에서 득점을 넣다니 그야말로 기적, 행운이었지.

- 플라멩구는 지금도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지요?

 당연하지. 나는 10살 때부터 플라멩구에 입단하여 19살까지 플레이 했다. 약 10년간이나 신세를 진 클럽을 잊을 턱이 없지. 플라멩구에서의 추억은 앞으로도 계속 내 마음속에 남아있을 것이다. 거기에 은퇴하기 전에 언젠가 한번 더 플라멩구에서 플레이 할 생각이다. 나를 키워준 클럽에 은혜를 갚을 수 있다면 하고 말이지.

- 그 플라멩구에서 2003년에 크루제이루로 이적. 가자마자 팀은 3관왕을 달성하여 그 해의 타이틀을 전부 획득하였죠?

 재적한 것은 1시즌 뿐이었지만 덕분에 굉장히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 시즌 우리들은 (반데를레이) 룩셈부르구라는 뛰어난 지휘관 아래서 클럽 첫 전국선수권 제패 그리고 브라질 사상 첫 3관왕을 달성할 수 있었어. 정말 익사이팅한 시즌이었지. 룩셈부르구 감독에게는 많은 것을 배웠다. 감독뿐만이 아니지. 그 팀에는 우수한 선수들이 아주 많아 선수 모두가 서로에게 자극 받으며 연습을 열심히 하여 날이 갈수록 팀 전체가 성장해 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 어떠한 선수들이 있었나요?

 수비진에는 GK 고메스(현 토트넘)를 시작으로 마이콩(현 인테르나치오날레), 크리스(현 리옹), 루이장(현 벤피카). 그 외에도 알렉스, 에두(Edu Dracena), 데이비드 - 이상 페네르바체 - 등, 지금은 유럽의 제일선에서 활약하는 유명한 선수들뿐이지.

- 확실히 엄청난 면면들이군요. 그런 선수들 틈에서 19살의 어린 당신은 볼란치 포지션에서 팀의 균형을 유지시키고 있었단 말이죠? 결코 쉽지 않았을 터인데요?

 굉장히 힘들었지. 경험이 부족했기에 팀에 폐를 끼친 적이 많았어. 하지만 그 이상으로 그들과 플레이 하는 것이 즐거워 미칠 정도였다.

- 당신은 지금까지 계속 볼란치에서 플레이 한 것입니까?

 기본적으로는. 솔직히 말하면 내 어릴 적 우상은 아르헨티나의 후안 세바스티안 베론이었다. 라이벌인 나라의 선수이기에 큰 소리로는 말하지 못하지만(쓴웃음). 필드 중앙에 자리잡고 격렬하며 화려한 플레이를 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참고로 하였었다. 다만 2005년부터 2시즌 재적했던 라싱 산탄데르에서는 당시의 감독에게 ‘윙을 맡으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어. 피오렌티나를 예를 들면 (마리오 알베르토) 산타나가 담당하고 있는 오른쪽 윙이다. 그때까지 전혀 뛰어본 적이 없었던 포지션이었기에 그 때는 정말 힘들었지(쓴웃음). 때문에 2007년 여름에 알메리아로 이적이 결정되었을 때는 내심 ‘럭키~’라는 생각이 들었다(웃음)

- 그 알메리아에서의 지난 시즌은 당신에게 있어 비약의 해였습니다.

 내 입으로 말하기 뭐하지만 알메리아에서의 나는 확실하게 팀의 중심이었어. 여기 피렌체로 말한다면 (아드리안) 무투와 같은 존재지. 지난 시즌 종료 후의 팬 투표에서는 6000표 이상을 얻어 팀 시즌 최우수 선수에 선정되었으니까. 성적은 34시합에 출장하여 7골. 만족할만한 1년을 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당연히 여기 피오렌티나에서도 중심선수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계시겠죠?

 물론이다. 피오렌티나에서도 무투와 같이 대신할 수 없는 선수가 될 생각이다. 단지 우선은 이탈리아 축구에 익숙해지는 것이 최우선. 이번 시즌은 포지셔닝이나 축구관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한 1년으로 삼았다. 덤으로 활약까지 할 수 있다면 내 개인적으로는 최고의 시즌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머리싸움은 이골이 날 정도.

- 팀 동료 중에서는 누구와 가장 플레이 하기 쉽다고 느끼나요?

 누구와 플레이 하건 문제없다. 내 플레이 스타일 자체가 매 시합 선발 멤버가 바뀐다고 하여도 바꿀 필요가 없으니까.

- 그렇다면 팀에서  가장 인상 깊은 선수는?

 알베르토(질라르디노)이지. 그의 플레이는 그가 밀란에 있을 때부터 때때로 보았지만 그 때는 이렇게까지 굉장한 플레이어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 당연 피오렌티나에서 함께 플레이 하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지. 때문에 이번 시즌 그의 ‘부활’을 직접 눈으로 보고 그 굉장함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는 천성의 골게터. 틀림없는 일류 스트라이커다.

- 질라르디노의 플레이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뛰어난 곳을 알려주실 수 있나요?

 득점감각. 이 한마디로 전부 정리된다. 높은 슛 기술은 말할 것도 없으며 공간으로 파고드는 타이밍이나 페널티 에리어 안에서의 포지셔닝도 좋다. 득점하기 위한 자질을 모두 갖추고 있다.

- 이야기가 조금 달라지는데, 에스파냐와 이탈리아 축구에서 가장 커다란 차이는 뭐라고 생각하나요?

 리가 에스파뇰라에서는 중반에서 조금 차분히 플레이 할 수 있었어. 한편 이탈리아에서는 조금이라도 시간을 지체하면 곧바로 압박이 들어와. 중반에서 볼을 건드릴 기회가 많은 나에게 있어 속도감 있는 플레이 템포에 익숙해지기까지 다소의 시간이 필요했었지. 일반적으로 알려졌듯이 역시 전술면에서는 이탈리아 쪽이 위일 거라고 생각해. 개인보다는 팀의 규율이나 조직이 무엇보다 중요시되고 있으니까.

- 알메리아 시대와 비교해서 피오렌티나에서는 수비의 비중이 높아진 것같이 보입니다. 그것도 규율이나 조직을 중시하는 것과 관계되어있습니까?

 확실히 지금의 나는 최종 라인 바로 앞에서 플레이 하는 일이 많지. 지금까지의 축구 인생에서 3명이 형성하는 중반의 밑바닥을 맡은 것은 처음이니까. 처음엔 갈피를 잡지 못한 적도 많았지만 오해하지 마길. 결코 억지로 하고 있었다는 의미가 아니니까. 지금은 새로운 포지션에도 완전히 적응되었다고 자부하고 있으며 자신이 해야만 하는 역할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당신은 투쟁심을 전면으로 내뿜는 터프한 플레이를 특징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 다이나믹한 플레이를 당신이 가진 최대의 장점이라고 말해도 좋을까요?

 확실히 내 태클은 거칠며 다이나믹한 움직임도 내 무기다. 단, 한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은 지금까지 상대에게 부상을 입힌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것. 거칠기는 하지만 결코 더티하지는 않다. 골을 빼앗길 것 같은 아무리 위험한 상황이라도 일부러 파울을 범하는 듯한 일은 앞으로도 할 생각이 없다. 필드 위에서는 어떠한 때라도 클린하며 ‘용감한 전사’로 있고 싶다고 생각하니까. 요는 정신적인 문제인 것이다.

- 당신은 어렸을 적부터 지우짓수(브라질유술)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만 투쟁심은 거기에서 길러진 것입니까?

 맞어. 이외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지우짓수는 축구에 굉장히 도움이 되. 상대에게 달려드는 투쟁심은 물론 일대일 장면에서 상대의 순간적인 틈을 놓치지 않는 통찰력, 더 말하면 몸싸움 장면에서의 포지셔닝에서도 지우짓수에서 배운 것을 살리고 있다.

- 흥미로운 이야기군요. 지우짓수는 상대와의 머리싸움이나 서로 주도권을 쥐는 것이 중요한 스포츠이기에 축구에도 응용할 수 있다는 것이군요?

 바로 그래. 머리싸움은 내 주특기지. 상대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읽은 것은 이골이 날 정도. 지우짓수와 마찬가지로 축구에서도 항상 두수 세수 앞 플레이를 예측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나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 수 있는가를 언제나 생각하면서 플레이하고 있지.

둥가보다 더 활약하는 것이 목표

- 올 시즌 세리아A에서는 몇 위가 될 것 같나요?

 우선은 하나씩 눈 앞의 시합을 소중히 하며 싸워가는 것이 중요하지. 당연하게도 그것이 쌓이고 쌓여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기에. 시즌 종반까지 상위에 머무를 수 있다면 우리들에게도 충분히 우승 기회가 있지 않을까? 다만 당면의 목표는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4위 이내에 들어가는 것이지만.

- 만약 우승할 수 있다면 당신이 가진 또 하나의 목표인 브라질 대표팀 입성에도 크게 접근하는 것이 될 지도 모르겠군요.

 그렇게 되길 기도하고 있어. 브라질 대표팀에 선택되는 것은 내 어릴 적부터의 꿈. 브라질 사람에게 있어 저 카나리아 색의 유니폼을 입는 것은 정말로 특별한 일이니까.

- 대표팀 감독 둥가가 예전 피오렌티나에서 플레이 했다는 것을 당신도 알고 있죠?

 응. 내 플레이 스타일이 당시의 그와 닮았다고 자주 비교되는 것도 알고 있어. 굉장한 영광이지.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그보다 더 활약하는 것을 하나의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이런 건방진 말을 하면 둥가에게 혼날 것 같지만(웃음).

- 피오렌티나와 같은 강호 클럽에서 활약하면 둥가 역시 당신을 선택할 수 밖에 없을 터. 응원하니 열심히 해주길 바랍니다.

 고맙다. 피오렌티나에 조금이라도 더 공헌할 수 있도록 그리고 브라질 대표팀에 선택되기 위해서도 평소의 연습부터 정신 바짝 차리고 열심히 하겠다!

Posted by 渤海之狼
l

출처: http://sportsnavi.yahoo.co.jp/soccer/eusoccer/0506/spain/column/200603/at00008359.html
저자: 키무라 히로츠구(木村浩嗣)

당신은 [라울파] 아니면 [호나우두파]?


 레알 마드리드에 있는 2명의 포워드를 둘러싼 뜨거운 논쟁이 펼쳐지고 있다. 팬은 [라울파]와 [호나우두파]로 둘로 나뉘어 [어느 쪽을 출장시켜야 되나?], [어느 쪽이 갈락티코 붕괴의 범인인가?]하며 서로 대치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라울도 호나우두도 안돼]하며 양쪽을 부정하는 사람은 있어도 [둘 다 필요하다]라는 의견은 거의 없다. 플레이 스타일과 신체능력이 대조적이며 좋고 싫음을 확실히 표현하면서도 서로 사이가 안 좋다고 하니까 대립은 필연적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두 선수의 최근 플레이 성향과 [논쟁]의 논점을 정리하여필자 나름대로의 생각을 말해 보겠다.


심정적 비교 : 사람들은 왜 라울에게 끌리는가?


 라울과 호나우두는 완전히 정반대인 선수다. 서로의 특징을 키워드로 나타내면 이렇다.


라울 : 레알 마드리드의 상징, 노력, 정열, 헌신, 땀, 약동감, 운동량, 1.5열 또는 제2 포워드, 골 이외의 움직임.

호나우두 : 팬에게 미움 받는다. 재능, 마이페이스, 냉정, 변덕, 스피드, 폭발력, 센터포워드, 골.


 이렇게 써가다 보니 심정적으로는 라울에게 매료당하는 사람이 많은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노력]이나 [헌신]등은 우리들이 살아가는 사회의 가치관에 라울의 특징이 잘 매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호나우두가 베르나베우에서 미움 받는 것은 선수가 아닌 클럽을 사랑하는 스페인의 팬들이 우선 기대하는 [For the Team]의 자세가 결여되어 (있는 듯이 보이는)있기 때문이다. 누구보다도 많은 골을 양산하며,숫자상으로는 팀에 공헌하고 있는 것은 호나우두일지는 모르지만, 심정적으로는 그의 무기력함을 싫어하며 열심히 달리는 라울의 모습에 매료당한다. 실제론 쓸데없이 뛰기만 하는지 모르지만 땀이 밴 셔츠에 감동을 하게 된다. 라울에 대한 편들기(=같은 나라 사람, 토박이 :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유소년 팀에 있었던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도 물론 플러스로 작용하고 있다.


 필자도 열심히 하는 사람이 좋으며 게으름뱅이는 싫어한다. 천재이어도 노력만으로는 초일류가 될 순 없다. 필자가 메시의 장래성을 높이 평가하는 것은 그가 노력하는 천재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감독을 맡고 소년 축구만으로 이야기를 좁히면 재능이 거의 비슷한 이 세계에서는 노력하지 않는 아이는 남아 있질 못한다. 단지 [호나우두 타입보다도 라울 타입을 더 귀여워해서 재능 있는 아이를 썩혀서는 안 된다.]고 나 자신에게 주위를 주고 있다. 아이이지만 변덕스러운 천재 타입도 있기 때문에 그러한 아이들을 [노력하는 천재]의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 지도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프로라면 팬들에게 사랑받는 것이 좋은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선수로써의 가치는 인기만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플레이 스타일의 비교 : 골의 호나우두, 움직임의 라울


 라울과 호나우두의 스타일을 비교하기 이전에 포워드에게 요구되어지는 역할을 정리해보자. 우선 공격 면에서는 득점, 어시스트, 포스트플레이, 공간 창조, 패스 돌리기에 참가라고 할까? 포워드에게 요구되어지는 가장 중요한 역할은 득점이겠지만 그렇다고 골만 넣으면 좋은 것이 아니다. 전방에서 버티면서 볼을 keep하는 거라던가, 자신이 미끼가 되는 공간 창출이라거나, 부드러운 패스 돌리기를 위해서 적극적으로 볼을 받으러 가는 거라던가, 2:1패스의 중계점이 되기 위하여 포지션을 내려오는 것 등은 훌륭한 공격의 일부이며,포워드가 해야 할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수비에서는 압박, 인터셉트라고 할까.


 이러한 역할을 두 선수는 어느 정도 해내는가? 대충이지만 알기 쉽게 [A 매우 잘함, B 잘함, C 보통, D 약함]이라고 평가해 보았다. 참고로 채점은 최근 2년간의 두 선수의 상태를 기준으로 했다.


라울 : 득점 C, 어시스트 B, 포스트 플레이 D, 공간 창조 A, 패스 돌리기 A, 압박 B, 인터셉트 C

호나우두 : 득점 A, 어시스트 B, 포스트 플레이 C, 공간 창조 D, 패스 돌리기 C, 압박 D, 인터셉트 D


 보면 알겠지만, 라울은 제 2 포워드로써의 특징을, 호나우두는 센터포워드로써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라울은 좋은 움직임을 보여 다른 선수를 살리는 한편 포지션에서 내려와 수비도 하는 타입의 선수이며, 호나우두는 포워드로써 가장 중요한 역할인 득점에 특화되어 있다. 득점면에서 최근 라울은 부족한 모습을 보인다. 과거 리그 득점왕을 획득한 적도 있지만 말이다. 물론 모든 역할에서 A인 선수가 이상적인 포워드이겠지만 그런 선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면에서 합격점에 가까운 선수라고 하면 아스날의 앙리 정도일까?


 이야기를 다시 라울과 호나우두로 돌려 보자.

 어느 쪽이 더 훌륭한 포워드인가?

 이것은 결국 축구관의 문제이기도 하다. 어떠한 축구를 하고 싶은가로 포워드에게 요구하는 역할도 달라지며 평가도 또한 달라진다. 예를 들면 룩셈부르구 시대의 카운터 스타일은 호나우두에게 최대의 메리트(= 스피드를 탄 돌파에서 정확한 슛)가 살아나며 더구나 약점인 (싫어하는?) 수비를 거의 하지 않아도 된다는 - 그에게 있어서는 이상적인 방식이기에 당연 호나우두의 평가는 라울보다도 훨씬 좋을 것이다. 때문에 라울과 포지션이 겹치는 바티스타, 호비뉴, 카사노를 계속 보강하면서도 센터포워드는 호나우두만으로 만족했던 것은 아닐까?(요 수년 라울이 부진한 이유도 있지만).

 반대로 호나우두와 라울이 레이카르트의 바르셀로나에 있었다고 하면 득점과 같은 비율로 공간 창조와 전방에서의 압박을 요구받기에 둘의 평가가 반대로 될 가능성도 있다. 결국 라울과 호나우두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현 감독 로페스 카로의 축구 스타일을 분석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4-1-4-1]에는 두 선수다 적합하지 않다.


 로페스 카로의 시스템이라고 하면 [4-1-4-1]이다.

 [1]에 해당하는 포워드는 전술서에 따르면 [헤딩이 강하고 볼을 keep하는 테크닉이 있으며 운동량도 있어야 한다]고 되어 있다. 헤딩 능력이 요구받는 것은 [4]의 좌우에 들어가는 것이 고전적인 윙타입으로 코너 플레그 부근에서의 센터링이 공격의 무기가 되기 때문(이런 점에서 오른쪽의 베컴, 시싱요는 적합하다. 왼쪽인 지단과 호빙유는 중앙으로 파고들기 때문에 싸이드 백인 호베르투 카를로스의 지원이 필요하다)이다. 볼 keep가 요구 받는 것은 적의 최종 라인 앞에서 혼자서 동료의 공격 참가를 기다리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 운동량이 필요한 것은 고립되지 않고 지원해 줄 동료를 찾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적성으로 판단하여 원 톱의 자리를 차지하기에 라울과 호나우두 어느 쪽이 적합하냐고 한다면 - 이것이 어중간하다. 라울은 헤딩이 능숙하며 운동량도 풍부하지만 수비수들에게 둘러싸일 경우 버티며 keep할 신체적인 강함과 테크닉이 없다. 호나우두는 keep력은 문제없지만 헤딩은 치명적이라고 할 정도로 약하며,운동량도 부족하다.


 그래도 어느 한 쪽을 선택해야 한다면 필자는 호나우두를 선택한다. 호나우두는 혼자서 국면을 타개하는 돌파력과 득점력에서 앞서기 때문이다.(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지지만 앙리야 말로 [4-1-4-1]에 이상적인 포워드가 아닐까?)


 실제로 최근 시합에서 로페스 카로가 포워드에 누구를 기용했는지를 모아보았다.

 (V는 승리, L은 패전, D는 비김).


 L 마요르카(2월 26일):호나우두 = 선발, 라울 = 66분 투입

 V 아틀레티코 마드리드(3월 4일):호나우두 = 불출장, 라울 = 75분 투입

 D 아스날(3월 8일) :호나우두 = 선발, 라울 = 선발(73분 교대)

 D 발렌시아(3월 11일):호나우두 = 62분 투입, 라울 = 선발(62분 교대)


 전 주의 발렌시아 vs. 레알 마드리드는 2위와 3위의 시합이라고는 생각하지 못 할 정도로 수준이 낮았는데,그 중에서도 라울의 원 톱은 더 끔찍했다. 무엇보다 볼을 터치조차 하지 못하였다. 수비진 뒤쪽으로의 돌파도 할 수 없었다. 물론 슛도 쏘지 못했다. 29분에 센터링을 헤딩으로 연결한 것이 유일하게 골 냄새가 난 플레이였다. 볼을 건드린 것은 바티스타와 포지션 체인지하여 중반까지 내려왔을 때 뿐이었다. 플레이 스타일이 원 톱에 적합하지 않은 것에 더하여 부상에서 회복했을 뿐으로 신체적 컨디션에서도 의문부가 찍히는 요즘은 아무리 생각해도 로페스 카로가 요구하는 포워드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한 편 그 라울과 교대하여 들어간 호나우두는 언제나와 같이 닌쟈 모드가 되었지만 종료 직전에 수비진 뒤로 파고들어 PK를 얻었다(자신이 실패하여 이기진 못함). 그러나 호나우두가 들어갔을 때 발렌시아의 수비진은 스피드를 경계하여 라인을 후퇴시켰다. 위압감으로도 라울을 능가했던 것이다.


실은 서로 보완함으로써 두 선수는 기능한다.


 발렌시아와의 시합에서 PK가 된 플레이에서는 카사노가 2:1패스의 중계점이 되어 호나우두의 돌파를 도왔다. 비슷한 플레이는 런던에서 아스날과의 시합에서도 있었다. 15분 즈음 라울의 힐 킥을 받아서 호나우두가 파고들어 GK와 1:1이 된 장면이다(이 때 슛 직전에 질베르투 실바에게 슬라이딩 태클 당해 깨끗하게 볼을 빼앗겼다).

 솔직히 필자는 이 두 선수가 동시에 출장했을 때가 서로를 위하여 좋지 않을까하고 생각한다. 두 선수가 함께 그라운드에 있던 시간이 각각 단독으로 있던 때보다도 더 광채를 냈다. 아스날과의 시합에서 로페스 카로는 시스템을 [4-4-2]로 바꾸어 투 톱에 호나우두와 라울을 출장시켰다. 이 두 선수가 힘을 합쳐 이루어낸 결정기는 3번.


(1)개시 3분에 앞에 있던 라울이 내려간 순간 뒤에 있던 호나우두가 수비진 뒤로 파고들어 자유로운 상태에서 헤딩 슛.

(2)몇 분이 지난 후 라울이 keep하고 있던 볼을 호나우두가 가져가(스위치 플레이) 그대로 파고들었을 때.

(3)앞에서 이야기 했던 15분 즈음의 플레이다.


 (1)과(2)에서는 라울이 상대편 최종 라인을 유인하여 앞으로 끌고 나옮으로 인해 생긴 뒤편에 공간을 만들어 그 곳을 후방에 있던 호나우두가 파고 든 것이었다. 열쇠는 [라울은 앞, 호나우두는 뒤]인 투 톱의 위치 관계. 움직임이 적은 호나우두가 톱에 들어가면 스피드를 경계하여 뒤로 물러난 최종 라인에 흡수될 뿐이지만, 포지션을 내림으로 인해 뒤로 파고 들 공간이 생겨 톱 스피드를 낼 수 있는 거리가 주어진다. 스피드 부족인 라울에게는 뒤로 파고드는 것을 기대할 수 없지만 미끼가 되어 자신을 마크하는 선수나 라인을 끌어 당길 두뇌가 있다. (3)에서는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플레이로 호나우두에게 결정적인 기회를 선물했다. 이런 아무렇지도 않은 플레이에서 결정기를 창조해 내는 창조력 - 예를 들면 챔피언스 리그 01~02시즌 결승전 레버쿠젠과의 시합에서 예술적인 지단의 골을 만들어 낸 스로인도 라울의 장점이다. [사이가 나쁜 라울과 호나우두가 그라운드에서 서로 협력한다]. 왠지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줄거리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축구의 신은 두 선수에게 서로 협력할 플레이 스타일을 선물한 것 같다.


 그렇다고는 해도 현 상태에서는 라울과 호나우두의 투 톱이 베스트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로페스 카로는 [심정적으로] 노력가인 라울에게 끌리는 듯하지만 라울은 아직 컨디션이 제 상태가 아니며 무엇보다도 그라운드에서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투 톱이라면 카사노와 호나우두의 콤비가 현재의 베스트. 최악의 선택은 원 톱에서의 라울 기용이라고 생각한다.


 팬과 라커룸을 둘로 나누며, 서로 싫어하는 양 선수를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로페스 카로는 머리가 아플 것이다. 요 최근 시합에서 그의 지휘는 일관되지 않았다. 누구를 선발로 하며 누구를 벤치에 둘 것인가. 뚜껑을 열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선수기용의 명확한 기준이 보이질 않는다. 양 선수를 나란히 세울 것인가, 원 톱에서 병용하는가.사이에 낀 카사노의 입장도 미묘하다. 로페스 카로는 항상 이야기 한다. [그 시점에서 가장 상태가 좋은 선수, 그라운드에서 결과를 낸 선수를 쓰겠다]고. 이것이 감독에게 있어서는 선수를 기용하는 유일하며 절대적인 진리인데 지금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특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네임 밸류도 국적도 소속파벌(브라질파와 스페인파 등)도 과거의 영광도 관계없다. 이 말 대로 선수를 선택하여 사용하는 한 후보진의 불평 불만도 결코 정당화되지 않을 것이며 팀의 통제가 흔들릴 일도 없다. 이미 말한 대로 실력 우선이라면 원 톱으로 하여도 투 톱으로 하여도 현재의 라울은 불리하다고 생각되지만 말이다. 로페스 카로가 팀 원들에게 납득시킬 명확한 이유가 있다면 이야기가 틀려지겠지만 말이다.


 누구를 어떠한 시스템에서 어떻게 사용해 그것이 최종적으로 어떠한 기준에 의한 것인가 ? - 여기서는 잠시 로페스 카로의 지휘를 지켜 봐야 할 것 같다.

'일본웹번역 > 축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럽을 목표로  (0) 2006.04.04
제라르 울리에  (2) 2006.03.23
갈락티코의 종언  (0) 2006.03.10
'늙은 감독' 히딩크가 명장인 이유  (0) 2006.03.04
호나우지뉴와 카스타드 크림  (0) 2006.02.25
Posted by 渤海之狼
l

출처 : http://number.goo.ne.jp/soccer/world/real_madrid/20060308.html

저자 : 키무라 히로츠구


 "마드리드는 변화가 필요하다. 지금이 회장을 그만두기에는 최적이라고 판단한다."


 2월 27일 밤. 후로렌티노가 이 말을 꺼낸 순간, 갈락티코는 과거의 것이 되었다. 이것으로 정말 끝난 것이다.

 베컴의 획득과 아시아 투어에서 이루어진 과도한 상업주의, 공수 밸런스를 무시한 보강방침 '지단들과 파본들(공격진에 슈퍼스타를 획득하고, 수비진을 토박이 젊은 선수들로 메움)', 자질을 무시했던 베컴의 볼란치기용, 제멋대로 퇴장과 무기력 플레이로 5연패....여기까지가 갈락티코 1년째.


 오웬을 획득하는 갈락티코적 발상, '선수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니까'라는 이유로 카마초 전격퇴임, 포워드 5명을 동시에 플레이시킨 가르시아 레몬의 폭거, 엄격한 룩셈부르구의 습격, 반칙 증가로 싸우는 집단이라는 증명, 인기가 여전히 낮은 호나우두....여기까지가 갈락티코 2년째.


 그리고 3년째인 이번 시즌은 수비진의 보강으로 공수 밸런스의 개선, 기괴한 마법진으로 룩셈부르구의 자신만만함, 베컴님의 대활약, 바퀴벌레 포즈의 골 세레모니, 바르셀로나에게 박수를 보내며 배움, 룩셈부르구 결국 해임, 브라질 군단의 활약이 줄어들며, 문제아를 획득, 로페스 카로의 효과가 나오기 시작하자마자 사라고사에 대패, 호아니토의 혼으로 단결한 직후에 붕괴....


 업다운을 오고가는 갈락티코의 2년반이었다. 안정된 성적을 남긴 것은 케이로스 시대의 2월까지로 룩셈부르고 시대인 2005년 1월부터 5월(2월 중순부터 3월 중순을 제외)정도밖에 없다. 특히 최근 레알 마드리드는 전혀 예측불가능하다. 강한지 약한지는 시합이 시작되지 않으면 확실히 알 수 없다.


 이런 불안정함의 수수께끼를 푸는 힌트가 후로렌티노의 사임회견에 숨겨져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실수나 잘못을 공적인 자리에서 절대 인정하지 않던 남자가 처음으로 반성을 담아 이야기한 것이 정말로 진실하게 들렸다. 특히 주목받은 것은 우쭐대는 선수들이 있어 팀 분열을 초래한다는 것을 확실히 인정한 점이다.


 '어떤 선수들은 착각하고 있다', '세르히오 라모스의 발언은 이치에 맞다'(2월 27일 마요르카전에서 라울, 엘게라, 미셀이 라모스의 골을 떨떠름한 태도를 취한 것), '착각을 하지 못하게 하기는커녕 반대로 응석을 받아들이는 꼴이 되었다', '마요르카의 선수들처럼 골을 축하해주길 바란다'(팀이 하나가 되어 기뻐하는 것). 그 후에 인터뷰에서는 '선수들은 너무 이기다 보는 긴장이 풀려 집중하고 있지 않았다'고 보충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의 라커룸은 “세계에서 가장 제어하기 어렵다”라는 소문이 항상 있었다.

 규율과 프로의식이 결여된 선수들 - 카마초 사임의 원인이 된 호베르투 카를로스, 지단, 피구와의 대립, 가십잡지를 화려하게 장식한 계속된 밤의 유흥, 아스날과의 대전 직전에 팬들에게 사랑받지 못함을 한탄한 호나우두.... 호나우두와 라울의 불화를 정점으로 하는 단결력의 부재 - 브라질 군단끼리 골세레머니를 하는 바퀴벌레 포즈, 라울이 '팀보다도 자신만을 생각한다'는 호나우두의 비판, 세르히오 라모스의 후보진 비판, '그의 발언은 우리들의 관계를 악화시켰을 뿐이다'고 라울에게 반사를 한 호나우두....


 마요르카전에서 세르지오 라모스의 골에 대한 반응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지만 그것이 불행히도 카메라에 잡혀 최근 호나우두, 라울의 발언과 겹쳐서 팀의 참상을 누구의 눈에도 알 수 있게 되어버렸다.


 마음이 부서진 팀은 역경을 디뎌낼 힘이 없다.

 일이 잘 풀릴 때는 누구나 기분 좋게 플레이하고 넘쳐나는 재능을 발휘하지만 한 번 잘못되기 시작하면 마이너스 무드가 퍼져 팀이 분열되며 브레이크가 들지 않는다. 이것은 감독이라면 누구나가 경험했을 일이 아닐까?


 최악인 것은 책임 회피, 무관심의 싸늘한 분위기가 생기는 것이다. 불화로 말싸움 하는 것은 그래도 나은 것이다. 싸움을 하는 것은 승리에 대한 열망이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그것조차 넘어서 '나 때문이 아냐', '나하고는 관계없어'라는 감정이 조금이라도 생기면 플레이에도 악영향을 끼쳐 달릴 때 달리지 못하고, 부딪혀야 할 때 부딪히지 못하며 발을 내 밀어야 할 때 내밀지 못하고, 점프해야 할 때 하지 못하고…….


 리드 당하고 나쁜 날씨에서 뛰어야 하고 체력도 떨어졌다 - 이러한 역경에서는 ['나'만을 위해]서는 힘 낼 수 없다.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것이라면 부상을 당하지 않게 '비켜야지'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판단이 생기기 때문이다. '자신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주변이 어떻든 최선을 다한다'라는 생각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축구는 집단 스포츠로, 팀 동료의 협력 없이 자신만 능력을 발휘하는 것은 어렵다. 아무리 포워드가 열심히 해도 패스가 오지 않으면 거기까지인 것이다. 그러는 동안에 포기하고 '뭐 어떻게 되든 좋아, 나 때문은 아니니까'가 된다. 무기력, 무관심은 이렇게 전염된다.


 마음이 제각각인 현재의 레알 마드리드는 시합 전까지 완전한 '싸우는 집단'이 되질 못한다. 선제골(시합 개시 직후면 더 좋다)과 팬의 성원을 받으면 선수들이 단결하여 전투태세가 된다. 코파 델 레이에서 사라고사와의 제 1전은 대패, 제 2전의 대승은 기분에 따라서 최약으로도 최강으로도 될 수 있는 현재의 팀 상태를 상징하는 듯한 게임이었다. '상태가 좋으면 손을 쓸 수가 없다'는 것은 '상태가 나쁘면 별 볼일 없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3월 4일, 상태가 좋았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쳐부순 시합에서는 카사노의 선제골이 결정적이었다. 만약 노골인 상태가 30분 이상 지속되었다면 베르나베우의 대관중에게서 받을 뻔한 야유에서 버텨낼 수 있었을지 어떨지.


 후로렌티노의 비판을 듣고 '호나우두 = 나쁜 놈, 라울 = 정의로운 우리 편'이라는 식으로 해석하는 미디어도 있지만 세르히오 라모스가 골을 넣었을 때 가장 기뻐한 것은 호나우두였으며, 라울의 썰렁한 박수는 미셀 살가도와 엘게라의 무반응보다 조금 나았을 뿐이었다.


 후로렌티노가 팀을 떠나자 '이젠 갈락티코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라울이 요청했으며 '부자 클럽은 필요없다'는 신회장 페르난도 마르딘이 단언하여 화려했던 갈락티코의 시대는 끝났다. 남겨진 것은 대개혁을 앞 둔 과도기의 수개월과 유리 세공과 같이 허술한 의지로 간신히 붙어있는 슈퍼스타들. 갈락티코를 낳은 부모의 충격적인 사임이 그러한 인연을 어느 정도 강하게 할까? 이제 와서 '친하게 지내라'라고는 말하지 않겠다. 가슴에 팀이 엠블렘이 부끄럽지 않도록 활약하기만을 기대한다.

Posted by 渤海之狼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