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파냐 축구계를 진동시킨 승부조작 의혹
출처: http://sportsnavi.yahoo.co.jp/soccer/eusoccer/0809/spain/text/200812090001-spnavi.html
저자: 세르히오 레빈스키
■ ‘퍼펙트’했던 2008년 마지막에…
<지난 시즌까지 레반테에 소속해 있던 데스카르가. 2시즌 전의 승부조작에 관여를 의심받고 있다>
에스파냐 축구계에 있어 ‘퍼펙트’했다고 말할 수 있는 2008년의 마지막이 다가온 12월. 갑자기 두 사건이 표면화되었다. 지난 시즌 리가 에스파뇰라 2부에서 클럽 간 승부조작이 행해진 의혹이 부상한 것이다. 이 사건은 유로 2008 우승의 여운을 날려 버려, RFEF(Real Federación Española de Fútbol, 에스파냐 축구 협회)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더욱이 에스파냐 스포츠계의 이미지를 헤칠 위험도 있어 마드리드가 입후보한 2016년 올림픽, 에스파냐가 유치하고자 하는 2018년 월드컵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상황이다.
사건의 발단은 바스크 지방의 전통 있는 클럽인 레알 소시에다드의 회장 이냐키 바이올라(Iñaki Badiola)가 공표한 녹음 테이프였다. 2007-08 시즌 2부 리그 마지막 라운드에서 말라가 vs. 테네리페의 시합에서 당시 테네리페에 소속해 있던 MF 헤술리가 팀 동료와 함께 시합에 지는 조건으로 6000유로(약 1100만원)을 받았다고 바이올라는 주장하였다. 실제로 테네리페에 승리한 말라가는 누만시아, 스포르팅 히혼과 함께 다음 시즌 1부 승격을 결정지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코르도바에 비겨 4위가 된 레알 소시에다드는 다시 2부 생활을 강요 받게 된 것이다.
헤술리(Jesuli)는 올해 들어 세비야에서 테네리페로 임대로 이적해 있었다. 그 전에는 레알 소시에다드에도 임대로 가 있었다. 헤술리는 바이올라 회장과의 대화 중에 확실히 돈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였지만 대화가 녹음되고 있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다. 이 건에 관해서는 프라이버시 침해에 해당된다고 하여 바이올라를 비난하고 있다. 또한 말라가와 관계가 깊은 산스(sanz) 패밀리(로렌소 산스는 2000년까지 레알 마드리드의 회장이었으며 그 아들인 페르난도 산스는 현재 말라가의 회장을 맡고 있다)도 바이올라에 대해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 또 하나의 사건과 협회 회장의 관여
또 하나의 사건은 발렌시아를 거점으로 하는 포풀라르(Popular) 텔레비전의 [스포르토 CV]라는 프로그램이 방송한 내용으로 표면화되었다. 2006-07시즌 마지막 라운드에서 당시 레반테에 소속해 있던 이냐키 데스카르가(Iñaki Descarga ,현재는 레기아 바르샤바에서 플레이)가 회장인 훌리오 로메롤과 ‘레반테는 빌바오에게 패한다’고 시합 전에 이야기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결과 빌바오가 2-0으로 레반테를 물리치고 강등을 피하였고 대신해서 셀타가 강등당하는 불운을 맛보았다. 이 건에 관해서 데스카르가는 바르샤바에서 레반테 팬을 향해 의혹을 부정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발렌시아의 텔레비전 방송국이 방송했던 비디오 속에 RFEF 회장인 앙헬 마리아 비야르(Ángel María Villar - 최근 회장 재선에 막 성공하였다)도 이 건에 관해서 알고 있었다고 로메롤이 말하고 있는 것이다. 비야르는 예전 빌바오에서 플레이 했던 경험이 있으며 빌바오의 팬으로도 유명하다.
좀더 거슬러 올라가면 2003-04시즌에는 당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GK였던 아르헨티나의 헤르만 부르고스(German Adriman Ramón Burgos)가 라싱 산탄데르 소속의 우루과이 FW 레게이로(Mario Ignacio Regueiro)에게 9000유로로 셀타와의 시합에서 패해달라고 말을 했다는 의혹도 거론되었다(셀타는 강등권에 있었다). 결국 죄는 입증되지 못하였고 부르고스는 나중에 "그건 농담이었다”고 말하였다.
일설에 따르면 이번 시즌도 이미 클라이맥스를 향해서 팀들끼리 [담합]이 행해지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 양 팀간의 이해관계가 일치되면 비교적 간단히 실현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 국가와 RFEF의 역할
하지만 승부조작이 사실이라면 에스파냐 축구계의 신용문제가 걸린 대사건이 된다. 한번 달라붙은 얼룩은 지워지지 않는 것이다. 그 때문에라도 될 수 있는 한 빨리 국가가 손을 쓸 필요가 있다. 실제로 테네리페와 말라가의 사건은 RFEF가 사정당국에 조사를 의뢰했다고 한다. 스포츠 담당 장관인 하이메 리사베트스키(Jaime Lissavetzky)는 어떠한 조사도 전면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 정부는 약물 문제와 같은 정도로 엄격한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표명했다.
이번 사건은 그야말로 최악의 타이밍이었다. 에스파냐 축구계는 올해 유로에서 44년 만에 우승을 이룩하여 발롱도르 후보에도 최다인 7선수가 올라가는 번영을 구가하고 있었기 때문에(결국 발롱도르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수상). 또한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에서는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비야레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4팀 전부가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도 이룩하였다.
가장 피해가 큰 것은 2016년 올림픽 개최지 후보로써의 이미지 실추일 것이다. 마드리드는 시카고, 토우쿄우, 히우지자네이루와 함께 1차 전형을 통과하였고, 2009년 10월에는 개최지가 정식으로 결정될 예정이었다. 또한 에스파냐는 2018년 월드컵 개최국으로써 잉글랜드의 강력한 대항마가 되어 있지만 이쪽으로의 영향도 피할 수 없을 것임에 틀림이 없다.
에스파냐의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수상은 내년에도 스포츠 부를 만들 것이라 약속하였는데, 두 번 다시 같은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가와 RFEF가 손을 맞잡고 엄격한 규제를 실시해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