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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교체

渤海之狼 2008. 12. 11. 00:31
출처: http://number.goo.ne.jp/soccer/world/column_cl/20081208-1-1.html
저자: 스기야마 시게키

11월25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홈에서 맞이한 챔피언스 리그 E조 5차전. 마르코스 세나는 집요한 압박과 세 번의 파울을 당한다. 페예그리니 감독은 그를 위해 후반부터 브루노 솔리아노로 교체. 결국 시합은 0-0으로 끝났으나 두 팀 다 16강 진출을 이루었다.

 저번 칼럼에서 필자가 사령탑은 중심이 낮은 편을 좋아한다고 말하며 마르코스 세나의 플레이를 예로 들었다. 그러나~인 것이다. 입술에 침이 마르기도 전에 미안하지만 지금은 그것에 대해서 조금 정정하고 싶은 심정이다.

 오래간만에 직접 본 마르코스 세나의 포지션은 필자가 이미지하고 있던 위치와 조금 달라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 이미지란 구체적으로 비야레알에 아직 리켈메가 있었을 즈음의 이미지이며, 앞서 유로2008에서 에스파냐 대표팀의 일원으로서 플레이 했던 위치가 되는데, 최근에 필자의 눈으로 본 그의 포지션은 볼란치라기보다는 센터하프. 그는 거의 필드의 한 가운데에서 플레이하고 있었다. 낮은 위치에서 플레이 하지 않았다.

 11월 25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홈 경기에 임한 비야레알은 4-4-1-1이라는 포진을 펼치고 있었다. 적어도 필자에게는 그렇게 보였다. 시작 시에 작은 체구의 이탈리아 스트라이커 로시의 바로 옆에 서 있던 피레가 그 아래 열과 동등하게 보이지 않았던 것이 이유 중 하나. 또 하나는 그 아래에 자리잡는 중반의 4명이 거의 일직선으로 보인 것에 있다.

 그 4명을 종래와 같이 공격형MF와 수비형MF로 나누면 4-2-3-1이라는 표기 쪽이 이해하기 쉽겠지만, 4명이 일직선으로 보이는 경우에는 그렇게 할 수 없다. 4-4-1-1이라고 표기하고 싶어 진다.

 즉 마르코스 세나도 그 일직선인 중반을 형성하는 한 명으로서 플레이하고 있었다. 현 일본 대표팀의 엔도우(遠藤)나 하세베(長谷部)보다 몇 m인가 높은 위치에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다.

 자연스럽게 상대의 압박은 거세진다. 실제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수들은 마르코스 세나에게 마구 압박을 가했다. 거의 반칙적인 플레이로 비야레알의 중심선수를 뭉개고자 하였다.

 그러나 마르코스 세나는 흔들리지 않았다. 필자가 아는 한 미스라고 할 수 있는 미스를 범한 것은 한 번뿐. 높은 위치에서도 그는 발군의 안정감을 보여주었다. 볼란치적인 풍격으로 게임을 컨트롤한 것이다.

 즉 비야레알의 ‘두뇌’는 필드의 거의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었다.

 압박이 가해지는 위치에서 거의 노 미스였던 것 만은 아니다. 부풀려 이야기하면 모든 플레이, 모든 볼 터치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취하고 있던 수비진의 허를 찔렀다. 필드 구석구석까지 시야가 미치지 않으면 불가능한 플레이라는 것은 말할 것 까지도 없다. 거기에 선천적으로 지니고 있는 허를 찌르는 센스 등이 서로 겹친 결과인데, 필드를 한 눈으로 내려다 보고 있으면 그 멋진 볼 조작에 “굉장하군!”하고 탄성이 몇 번이나 절로 나왔다.

 기본적으로 축구는 허를 찌르는 게임이라고들 한다. 상대의 허를 어떻게 찌를까? 그것이야말로 축구의 묘미라고까지 단언할 수 있다. 일본인 선수들 중에도 허를 찌르는 것이 뛰어난 선수는 있지만 대개 눈 앞의 상대에 한한다. 상대 선수 전부의 허를 찌른다는 것은 전성기 시절 아주 컨디션이 좋았을 때의 오노(小野)나 엔도우(遠藤) 정도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물론 그것도 J리그 레벨에 한해서의 이야기이다. 챔피언스 리그의 디펜딩 챔피언을 상대로 필드 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상황을 내다보는 것이 가능한 굉장함. 그것이 바로 마르코스 세나의 진수다.

 다만 이 시합에서 세나의 진수와 맞먹을 정도로 감격한 것이 있다. 그 마르코스 세나를 전반전을 끝내고 필드에서 물러나게 한 페예그리니 감독의 지휘다.

 확실히 마르코스 세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수에게 몇 번에 걸쳐 강한 압박을 받고 있었다. 그의 다리는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그는 비야레알의 대단히 중요한 중심선수. 그가 필드를 떠나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이 높기에 “조그만 더 힘내!”라고 보통의 감독이라면 말하고 싶을 터이다.

 그러나 칠레의 명장은 눈 앞의 승리에 눈이 멀지 않았다. 이대로만 가면 16강 진출은 확실한 것도 이유 중의 하나이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지금은 홈에서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이다. [엘 마드리갈]을 만원으로 메운 홈 팬들이 유럽 No.1 팀에게 승리를 거두는 순간을 보고 싶어하는 것은 명백했다.

 비야레알은 인구 5만 명이 조금 넘는다. 챔피언스 리그에 출장하고 있는 팀 중에서 필시 가장 작은 마을일 것이다. 32팀 중 가장 작은 클럽이 “BIG”의 상징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패배를 안기는 것은 그야말로 파란에 해당한다.

 “small”이 무심코 갖게 되는 그런 기대를 페예그리니 감독은 가볍게 배신했다. 눈 앞의 승리보다 앞으로의 “행복”을 추구했음에 틀림이 없다. 싸움은 계속 이어진다. 갈 길은 멀다. 마르코스 세나의 교체는 페예그리니의 그러한 메시지가 담겨있는 듯 했다.

 필자가 팬이라면 누가 뭐라건 이 칠레 감독의 편을 든다. 앞으로의 가능성을 품게 하는 여유로운 교체라는데 전면적으로 찬동한다. 그런 깔끔한 정신에 대해 눈 앞의 1승보다 몇 배나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

 스타 선수는 아니지만 명선수. 강호는 아니지만 좋은 팀. 마르코스 세나와 비야레알, 그리고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명장 페예그리니의 앞날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