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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탐방기 - 세계에서 제일 따분한 거리의 세계에서 제일 사치스러운 축구

渤海之狼 2008. 12. 6. 12:06

출처: http://number.goo.ne.jp/soccer/japan/717/20081204-2-1.html

저자: 쿠마자키 타카시

사자: 사누키 나오야

 

 

  일본인 여러분.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무함마드입니다. 도하에 살고 있는 17살의 고등학생이죠. 일본 애니메이션을 굉장히 좋아하며, 가장 좋아하는 것은 [명탐정 코난]. 방송하면 곧바로 녹화하여 한 달에 5번은 보고 있습니다. 이를 계기로 1년 전부터 일본어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카타르가 일본과 중요한 시합을 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요전번 일본어 교실의 아즈마 선생님에게 부탁을 받았습니다.

 

 일본에서 기자가 취재를 오니까 카타르에 대한 것을 이것저것 가르쳐 줄 수 없니?”

 

 그런 것이라면 맡겨 주세요.

 

 몇 일 후, 기자들과 만나니 신장 193cm, 체중 130kg이라는 저의 큰 체구에 놀란 것 같더군요. 이전에는 160kg 나갔었죠.

 

 참고로 저는 10살 즈음부터 투포환을 하고 있습니다. 1년 전에는 국가대표로서 아랍 대회에 나갔습니다. 우승하면 나라에서 집과 자동차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만 8위를 하고 말았습니다. 시리아 선수가 굉장히 잘했었죠.

 

 이기면 집과 자동차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축구도 마찬가지입니다. 친척인 축구선수가 언젠가 알려주었습니다. 스타즈리그(Qatar Stars League)의 카타르 국적 선수는 한 달에 750만엔( 1 2천만원)정도 받고 있으며 집이나 자동차는 정부에서 지급되고 있습니다. 외국인 선수는 훨씬 많이 받고 있다고 합니다. 대표팀 선수는 중요한 시합에 이기면 보수가 2000만엔( 32천만원) 정도. 집이나 자동차? 물론 그것도요.

 

 정말? 1시합 이기는 걸로??

 

 기자가 놀랐습니다. 어째서 놀라는지 저에게는 그것이 신기했습니다. 우리 카타르 사람들은 결혼하면 나라에서 집이 나옵니다. 전기, 가스는 물론 공짜. ? 일본사람들은 돈을 내고 있습니까? 와 신기하군요~ 역시 세계는 넓네요~. 그날 우리들은 주말에 스타즈리그를 보러 가는 약속을 하고 헤어졌습니다.

 

 

 1993년 일본 축구계가 [도하의 비극]을 맛보았을 때, 그 무대가 된 카타르의 수도는 볼품없는 해안의 작은 도시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카타르는 공전의 호경기로 들끓고 있다. 전라남도[각주:1]와 비슷한 면적의 작은 나라가 세계3위라는 천연가스 매장량을 자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건설붐이 시작되었다. 웨스트베이 지구에는 고층빌딩이 빽빽하게 늘어섰고 비 온 뒤 죽순과 같이 빌딩이 계속 세워지고 있다. 거대한 상업시설도 계속해서 문을 열었다.

 

 이슬람 율법의 엄격함에는 변함이 없지만 카타르 사람들은 우아한 생활을 구가하게 되었다. 금고에는 돈다발이 '제발 사용해 주세요'하며 흐느끼고 있다고 한다.

 

 카타르 사람들에게는 [돈을 모아 산다]는 개념이 없다. 쇼핑하러 나가서 [신제품]이라는 명패가 붙은 것을 발견하면 크기나 규격 같은 것에 신경 쓰지 않고 우선은 산다. 도로에는 벤츠나 BMW가 차량 사고로 버려져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생명은 둘째치고 사서 바꾸면 되니까.

 

 이 나라의 주요직은 대대로 수장을 배출해 온 알사니 가문의 일족이 점유하고 있어, 그들의 기분이나 뜬금없는 생각에 모든 것이 진행되고 있다.

 

 시내에는 카타르 최초의 우회도로(바이패스 도로)가 만들어지고 있어, 공사로 인한 교통혼잡이 사람들을 고생시키고 있다. 주변에는 빈 땅이 널려있지만 거기를 건너 갈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소문에 의하면 어느 힘있는 사람이 외국에서 목격한 우회도로의 멋짐에 매료되어 우리나라에도 꼭!’이라고 해서 그리 되었다고 한다.

 

 카타르 사람들의 천국 같은 생활을 지탱하고 있는 것은 해저에서 뿜어 나오는 석유나 가스 그리고 외국에서 돈을 벌러 온 노동자이다. 카타르에는 82만 명이 살고 있으며 외국에서 돈 벌러 온 노동자가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인도나 파키스탄 사람들이 많으며 이란, 필리핀 사람들이 뒤를 잇고 있다. 수단이나 소말리아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런 풍요로운 카타르는 지금 [수출 입국]이 아닌 [스포츠 입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제로 스포츠계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2006년에 아시아 대회를 개최하였으며, 2011년에 치러지는 축구 아시아컵 유치도 결정되었다. 1년 전 동남아시아 4개국이 공동 개최하였던 대회를 카타르는 단독으로 개최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 낙선하였지만 2016년 올림픽 개최지에도 입후보하였었다. 이 모든 것은 국제적인 지위를 높여 국가로써의 자존심을 채우기 위해서이다.

 

 스포츠 담당기자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두바이가 경제, 아브다비가 문화라면 도하는 스포츠와 교육으로 승부하고 있습니다. 특히 축구에는 힘을 쏟고 있습니다.”

 

 정부는 연간 200억엔( 31951193만원)을 축구에 투자하고 있다고 하지만 진위는 확실치 않다.

 

 세금이 없기에 불투명합니다만 더 많을 것입니다. 모든 것이 왕족 마음대로이니까요

 

 이 나라에 있으면 금전감각이 마비되어 버린다.

 

 정치나 경제와 마찬가지로 카타르의 축구계는 알사니 가문의 지배를 받고 있다. 왕자 한 명이 축구협회의 최고권력자이며, 그는 마음에 드는 팀이나 선수를 밝힌 적이 없다. 영향력이 너무도 거대하기 때문이다. 왕자는 일주일에 5, 웨스트베이의 축구협회에서 집무를 보며, 출근 중에는 고층빌딩의 에스컬레이터 1기가 왕자 전용이 된다.

 

 돈이라면 얼마든지 있다

 

 많은 관계자가 말하듯이, 이 나라에서는 막대한 자금이 환경정비를 위해서 쓰이고 있다.

 

 예를 들면 일본과의 시합이 행해진 알-사드 스타디움은, 그 유명한 올드 트래퍼드를 모방하고 있으며 최신기능을 갖추고 있다.

 

 골대 뒤편 벽에는 흰색과 검은색의 축구공 형태로 된 장식이 달려있는데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 볼에서 냉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또한 모든 좌석 아래에는 작은 구멍이 두 개 나있어, 이것도 냉방의 역할을 하고 있다. 40도가 넘는 한여름의 무더위를 완화시키기 위해서이다.

 

 이 시스템은 시행단계로, 광고간판이 내걸리면 볼의 대부분이 감추어져 필드에 바람이 닿지 않게 된다는 약점이 있다.

 

 외국인 관계자가 쓴웃음을 지었다.

 

 조명이 수준 이하이기에 FIFA가 개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만 이 나라의 높으신 분들은 명령 받는 것을 싫어하여 멋대로 일을 진행시키고 싶어하죠

 

 송풍장치에 멈추지 않고 쾌적한 환경을 만들고자 카타르 사람들은 전대미문의 스타디움을 고안해 내었다. [지하 스타디움 구상]이다.

 

 노트북처럼 지면이 개폐되는 것입니다. 실은 도하 근교의 공업지대에 거의 완성되었습니다. 장래적으로는 스타즈리그의 스타디움 전부가 지하방식으로 바뀔지도 모릅니다.”


 또한 4년 전에는 한국의 [파주 트레이닝 센터[각주:2]]에 해당되는 트레이닝 시설이 아시아 대회 메인 경기장 부지에 만들어졌다. 이 땅에서는 전세계에서 초빙된 지도자들이 어린 선수들을 단련시키고 있다. 부지에는 학교가 병설되어 250명의 선발선수가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환경은 나무랄 데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거기서 플레이 하는 선수의 질이다.

 

 우리들의 꿈은 브라질이나 이탈리아와 비견되는 레벨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협회관계자가 말한 이상은 과연 실현될 것인가?

 

 누구나 부러워하는 재력을 가진 카타르이지만 말을 바꾸면 돈밖에 없다. 브라질이 축구왕국으로 계속 존재할 수 있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볼을 차며, 많은 사람들이 축구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축구로 대화를 하기 때문이다. 카타르는 다르다. 소수의 사람들이 플레이를 하며, 소수의 사람들이 축구를 보고, 소수의 사람밖에 축구를 말하지 않는다. 인구가 적은 것에 더하여 축구라는 문화가 없다.

 

 클럽에 다니는 아이는 있어도 마을 빈터에서 축구를 하는 풍경은 없다. 어쩌다 환호성이 울리는 곳에 가보더라도 크리켓에 몰두해있는 인도인들을 보게 될 것이다. 스타즈리그를 보러 가면 광대한 빈자리를 목격하게 된다.

 

 10팀으로 구성된 스타즈리그에서는 5년 정도 전에 바티스투타나 이에로 같은 거물들이 여생을 보내었다. 거액을 투자하여 월드클래스를 뽑아와 세계의 이목을 카타르로 향하게 하는 노림수였다.

 

 그런 베테랑의 역할이 끝나, 요즘엔 월드클래스까지는 아니더라도 꽤 활약하는 사나이들이 모이고 있다. 에메르송(Márcio Emerson Passos)이나 아라우주(Clemerson de Araújo Soares), 마그노 아우베스(Magno Alves de Araújo[각주:3]) 등의 J리그 출신의 브라질 선수가 있으며, 스위스 대표인 하칸 야킨도 와서 뛰고 있다. 참고로 에메르송은 클럽 상층부와 싸워 2개월간 연습도 참가하지 않아, 결국 기니의 괴인 페인두노(Pascal Feindouno)에게 10번을 빼앗겨 버렸다.

 

 스타즈리그에는 J리그를 경험한 감독이 실로 4명이나 있다. 초창기 J리그에서 시미즈 S펄스나 베르디 카와사키를 이끌었던 알-사드의 레앙(Émerson Leão) 감독은[각주:4],

 

 스타즈리그는 옛날 J리그와 닮았다. 10년 후 지금의 J리그처럼 될 지도 모른다

 

 희망적인 관측을 입에 담았지만, 카시마 엔틀러스에 있었던 아우투오리(Paulo Autuori)는 부정적이었다. 적은 관객을 자조적으로 웃어넘겼다.

 

 내 팀 알-라얀은 스타즈리그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구. 여하튼 미니밴 1대 분이나 팬이 몰려들 정도니까. 선수에게는 중압도 없으며 정열도 없지

 

 -아라비의 네덜란드 코치가 카타르의 한계를 한마디로 표현했다.

 

 카타르 사람은 모두 부자. 브라질과 같이 잘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함이 어디에도 없다

 

 호나우지뉴나 루니가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다면 지금의 그들과 같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가난함은 천재를 키우는 요람으로, 그 가난함이 카타르에는 없다.

 

 그러나 포기하는 것은 이르다. 자국민이 안 되면 외국인에게 눈을 돌리면 된다.

 

 이 나라의 스포츠계에는 해외에서 실력자를 데려와 경쟁력을 높여온 실적이 있다. 아시아 대회에서는 케냐에서 온 귀화선수가 마라톤이나 중장거리 종목에서 우승. 남자 농구에서는 세네갈 출신을 다수 거느린 카타르 대표팀을 만들었다.

 

 축구도 예외는 아니지만 여기는 FIFA라는 장해물이 있다. 월드컵 3차 예선 이라크와의 시합에서는 에메르송이 기용되었지만 브라질에 있을 때 유스 대표로 플레이 했던 경력이 걸려 귀화를 인정받지 못했다. FIFA의 귀화규정은 카타르를 단속하기 위해서 존재하고 있는 듯하다.

 

 그것에 대해서 묻자 협회관계자는 기죽지 않고 말했다.

 

 앞으로는 규정범위 내에서 보강을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인구가 적기에 돈을 벌러 온 이민자의 아이를 카타르 출신으로 간주하게 되겠죠

 

 이미 카타르 대표는 인종의 도가니화 되어있다. 브라질이나 우루과이, 세네갈 출신의 존재는 유명하며 소말리아나 수단 출신도 적지 않다고 한다.

 

 2부 리그에서 플레이 하는 19살의 아세드는 8년 전, 전쟁과 굶주림이 만연하는 조국 소말리아를 탈출하여 도하로 왔다.

 

 소말리아에 비교하면 카타르는 천국이죠. 나라를 빠져 나오고 싶어도 나올 수 없는 사람들이 많은데 저는 도하에 올 수 있었습니다. 엄청나게 운이 좋은 것이죠

 

 월급은 15만엔( 240만원). 주거비나 식비는 팀이 해결해 주기에 많은 적금을 부을 수 있다. 좀 더 필요하지만 결코 나쁘지는 않다.

 

 기회를 준 이 나라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장래에는 월드컵에 나가고 싶습니다. 소말리아에서는 미래를 그릴 수 없기에 카타르 대표로서 플레이 하는 편이 현실적이죠. 여권? 간단히 취득할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도하에서 살고 있으니까요

 

 카타르 대표가 언젠가 브라질이나 이탈리아를 쓰러뜨릴 날이 온다고 한다면…… 기쁨을 외치는 선수들 중에는 아세드와 같은 남자도 있을 터이다. 승리에 굶주린 이방인이……

 

 

 주말. 무함마드와 아즈마 선생을 꾀어 알-가라파 vs. -코르의 일전을 보러 갔다. 입장료는 300( 4800). 관중은 700명 정도로 상상하고 있었던 것 보다 많았다.

 

 열기가 없는 게임이었다. 분별없는 페인트를 거듭하는 아프리카 선수. 끊임없이 계속되는 단조로운 숏패스. 7년 전에 보았던 튀니지 리그가 떠올랐다.

 

 -가라파에는 아라우주가 있었다. J1 득점왕에 빛났던 간바 오오사카의 스트라이커는 카타르에서도 작년 득점왕 자리에 올랐다고 한다. 백넘버 10. 저 사람이다. 저 사람이 아라우주다. 아니확신을 가질 수 없게 되었다. 생기가 없는 얼굴에 막 자란 수염 그리고 무거운 스텝. 아라우주라는 이름의 다른 브라질리언인가?

 

 시합에 질린 기자는 곧이어 따분할 터인 관객석의 풍경에 눈을 빼앗기게 된다.

 

 -가라파의 응원석에는 파란색과 황색의 이상야릇한 반팔을 입은 흑인 집단이 있었다. 튀어나온 광대뼈. 푹 들어간 눈. 무표정으로 북을 두드리며 박수를 치고 있었다.

 

 무함마드가 가르쳐주었다.

 

 돈 벌러 온 수단 사람들입니다. 1시합 응원하면 1500( 24천원) 받는다고 하더군요

 

 힘없고 일치되지 않은 박수. 세계에서 가장 무기력한 서포터를 눈초리가 사나운 매부리코의 예멘 사람이 잘난척하며 응원을 지휘하고 있었다.

 

 인도 출신 판매원이 예멘 사람에게 푼돈을 받고 눈종이 뭉치를 수단 사람들에게 던졌다. 한 뭉치에 60( 960)인 그 눈종이를 수단 사람들이 무기력하게 흩뿌렸다. 상층 석에는 풍채가 좋은 흰 옷을 입은 카타르 사람이 여유롭게 앉아있었다. 지구를 축소한 지도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프타임이 되자 전광판에는 3자리 숫자가 10개 늘어섰다. 입장권 당선 번호였다. 티켓에 번호가 쓰여져 10명에게 75000( 12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준다고 한다.

 

 관객이 적기에 어쩌면~’하고 티켓을 확인하였다. 눈빛이 변한 것은 기자와 아즈마 선생. 즉 일본인뿐이었다(수단 사람들은 티켓을 사지 않았으니까)

 

 안타깝게도 상품권은 맞지 않았다. 취재자의 본분을 되찾아 카타르 축구의 미래에 대해 생각을 하였다. 이런 나라가 브라질을 따라잡는다고? 설마~

 

 저 티켓을 잃어버렸네요. 아하하하~”

 

 무함마드의 팔자 좋은 웃음소리가, 머리 위에서 쏟아져 내려왔다.

ps; 환율은 2008년12월5일. 구글 환율 가젯을 이용하였다.

  1. 물론 원문은 秋田県이라고 나와 있다 [본문으로]
  2. 원문은 물론 일본 ‘J빌리지’라고 쓰여 있음 [본문으로]
  3. 한국에서 뛰었던 그 선수 [본문으로]
  4. 2008년11월에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현재 알-사드의 감독은 무소비치(Džemaludin Mušović)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