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란여(oranje)’는 어째서 패했는가? 네덜란드 1 : 3 러시아
출처: http://sportsnavi.yahoo.co.jp/soccer/euro/08/text/200806220002-spnavi.html
저자: 나카타 토오루
■ 히딩크 “나는 네덜란드의 적이고, 네덜란드는 나의 적이다”
네덜란드 대표팀에 대한 기대를 가슴에 품고 바젤로 온 네덜란드 서포터들이었지만..
[10,9,8,7,6,5,4,3,2,1][풍덩~!] 그리고 큰 박수와 환성. 밋트레레 라인브뤼케(Mittlere Rheinbrücke) 다리에서 네덜란드 사람들이 연달아 30미터 아래 흐르는 라인 강으로 다이빙하였다. 기분이 굉장히 좋았는지 2번 3번 다이빙하는 사람도 있었다. 바젤 시는 구시가(舊市街)뿐만 아니라 강까지도 네덜란드 사람들이 점거하였다. 그 수 10만에서 15만. 조 예선 이탈리아와의 시합에서 베른에 온 네덜란드 사람들이 4만 명이라 계측하고 있기에, 파죽지세의 오란여(Oranje – 네덜란드 대표팀의 애칭)를 향한 네덜란드 사람들의 기대가 에스컬레이터하고 있음을 잘 알 수 있다. 보통은 독일어, 프랑스어가 통용되는 바젤의 거리. 그러나 시합 전 구시가는 네덜란드어만이 들렸다. 그러고 보니 조 예선 기간 중 꽤나 볼 수 있었던 러시아 사람들의 모습은 이날 거리에서 거의 볼 수 없었다. 시합 전부터 네덜란드의 압승이었다. “굉장한 축제다” 아인트호번에서 왔다고 하는 노인은 이렇게 말했다. “러시아는 그다지 대단하지 않다. 네덜란드의 적은 단 한 사람 거스 히딩크다. 그가 러시아에서 가장 두렵다” 히딩크는 “네덜란드와 러시아가 싸우는 날. 나는 네덜란드의 적이고, 네덜란드는 나의 적이다. 그러나 다음 날은 친구로 돌아갈 것이다”하고 모국 네덜란드와의 시합에서 승리를 거두기 위한 전의를 불태우고 있었다.
■ 조 예선 3번째 시합을 “B팀”으로 편성한 것은 정답이었나?
네덜란드는 판 니스텔로이의 골로 따라붙긴 하였지만, 러시아와의 피지컬 컨디션의 차이는 명백했다.
시합은 끝났다. 서로 공격적으로 싸웠던 열전은 러시아가 연장전 끝에 3-1로 승리했다. 기술, 전술, 피지컬 모든 면에서 러시아가 네덜란드를 압도했다.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조 예선 마지막 시합을 “B팀”으로 싸워, 러시아와의 시합에서는 휴식이 충분히 이루어졌을 터인 네덜란드였지만 명백하게 피지컬에서 뒤떨어졌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3일전 스웨덴과의 격전 끝에 겨우 8강 진출을 결정지었을 뿐이었다.
“어째서 피지컬이 이렇게 되어버렸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네덜란드의 판 바스턴 감독은 말했다. 러시아의 히딩크 감독은 “불과 이틀밖에 준비기간이 없어서 굉장히 어려운 시합이었다. 네덜란드와의 시합에 관해서는 어제 스타디움에서 연습 10분간, 그리고 호텔에서의 미팅뿐이었다”고 말한다. 이래서는 어째서 러시아가 피지컬 우세였는지 – 의 답이 되지 않는다.
또 하나 문제를 제기해 두고 싶은 것은 조 예선 3번째 시합에서 “B팀”으로 편성한 것이 과연 정답이었을까? – 하는 점이다.
이번 대회 8강은 4시합 중 지금까지 3시합을 마쳤고, 전부 조 예선 1위였던 팀이 패했다.
이 3팀은 조 예선 2번째 시합에서 1위 통과를 확정 지어, 2위 이하 팀에 비해서 확연한 실력의 우위를 자랑하고 있었을 터이다. 하지만 3번째 시합을 쉬고 약 1주일간의 휴식을 취한 직후의 시합에서 포르투갈도 네덜란드도 이상한 시합을 하고 패배해버렸다.
히딩크는 연장전에 들어가서도 여전히 2명밖에 교체하지 않았었다. 112분에 러시아가 2-1로 하기 직전 판 니스텔로이가 부상을 입었지만 판 바스턴 감독은 이미 3명을 전부 교대해 둔 상태라 판 니스텔로이를 계속 기용할 수 밖에 없었다.
감독간 선수 교체의 차이는 역시 피지컬 컨디션의 차이에서 나왔다.
판 바스턴 감독은 “불라루즈의 피지컬이 나빠 일찌감치 교체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불라루즈의 경우 사적인 면에서 슬픈 문제(막 태어난 딸의 죽음)도 있었기에 이해할 수 있지만, 판 바스턴은 “오늘은 그 이외에도 몇 명인가 날카로움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던 선수가 있었다”고 말한다.
실제로 네덜란드에서는 조 예선 3번째인 루마니아와의 시합을 [풀 멤버에 가까운 편성으로 싸워야만 하지 않을까?]라는 의견도 몇 갠가 있었다. 말하자면 [유로(유럽선수권)와 같은 단기결전에서는, 여러 대회를 동시에 병행해서 싸우는 시즌과는 다른 조절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모처럼 좋은 리듬을 타서 두 시합을 싸웠는데, 3번째 시합을 쉬고 8강까지 간격을 두어버리면, 다시 한번 좋은 리듬을 되찾는 것이 어렵다]는 의견은 – 정말로 포르투갈, 네덜란드에 적용되고 말았다.
■ 완성형을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우승하지 못했던 네덜란드
판 데르 파르트(중앙) 등이 성장하여, 한번은 완성형을 만든 네덜란드였지만, 이번에도 타이틀까지는 가지 못했다.
다른 견해도 있다. [네덜란드는 피크가 너무 빨리 온 것은 아닌가?]라는 것이다.
네덜란드는 대회 첫 시합인 이탈리아와의 시합에 조준을 맞추어 조절해 왔다. 그것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그 후에도 조 예선 돌파까지 기세를 올린 것까지는 좋았지만, 러시아와의 시합에서 꺾여버렸다는 견해도 있다. 이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에스파냐에1-5로 대패한 덴마크와 같은 패턴이다.
그러고 보니, 대회 초반 네덜란드는 [기계와 같은 네덜란드], [토탈풋볼]이라는 식으로 1974년 네덜란드 팀에게 선사되었던 닉네임이 각국 미디어 사이에서 부활했지만, 개인적으로는 1986년 덴마크에 가까운 팀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탈리아를 3-0, 프랑스를 4-1로 대파하여 베른을 열광시킨 네덜란드는, 마치 우루과이를 6-1이라는 큰 점수차로 승리하여 네솰코요틀(Nezahualcóyotl)의 주민들을 열광시킨 덴마크와 같았다.
이번 네덜란드도 과거의 덴마크도 둘 다 강한 인상을 남기면서 허무하게 패했다. 네덜란드에 있어 안타까운 것은 판 바스턴이 네덜란드 리그의 선수를 대량으로 대표팀에 불러들여 그들이 각국 톱 리그의 중심 선수로 성장하여 실력을 키우던 중 이번 대회에서 완성형을 한 번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타이틀을 쟁취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2년 전의 월드컵에서는 포르투갈과 대난투 시합을 보여주고 패했던 네덜란드. 이번 대회에서는 이탈리아와의 시합에서 카투소 등이 네덜란드를 상당히 도발했다고 하지만 네덜란드의 선수들은 포르투갈과의 시합을 떠올려 꾹 참고 싸웠다고 한다. 그래도 월드컵과 마찬가지로 [죽음의 조]를 일찌감치 돌파했으면서도 토너먼트 첫 시합에서 패한 것은 다르지 않다.
과연 2년 후의 월드컵에서 네덜란드는 토너먼트 첫 시합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은 신감독인 판 마르베이크에게 부과된 중대한 숙제이다.